8살 아이 목 물어뜯은 개, 안락사 제동 건 검찰…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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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아이 목 물어뜯은 개, 안락사 제동 건 검찰…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

2022. 07. 18 15:29 작성
홍지희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h.h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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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끝나기 전 압수물 폐기⋯과거 '위헌' 결정 있었다

견주가 소유권 포기했더라도 마찬가지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살 아이가 개에게 공격당해 크게 다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추가 인명피해를 우려해 안락사 절차를 거쳤으나 검찰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지난 11일 울산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8살 아이가 개에 물려 크게 다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를 공격한 개는 13kg이 넘는 중형견이었다. CC(폐쇄회로)TV 영상엔 사고견이 집요하게 피해 아동의 목과 팔다리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이에 경찰은 추가 인명피해를 우려해 사고견에 대한 안락사를 추진했다. 근거는 형사소송법에 따른 압수물 폐기(사고견 살처분) 절차였다. 현행법상 동물은 재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고견을 수사 과정에서 취득한 압수물로 분류해 폐기 처분을 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검찰이 지난 16일 이 결정에 대해 제동을 걸며 안락사 절차가 중단됐다.


'안락사 제동' 검찰의 결정 배경 살펴보니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위험 발생의 염려가 있는 압수물은 폐기할 수 있다(제130조 제2항). 경찰은 해당 법 조항을 근거로 사고견을 안락사해야 한다고 했지만, 검찰의 생각은 달랐다. "사고견이 사람을 물어 중한 상해를 입혔다"면서도 "현재 수사 내용만으로 위험 발생의 염려가 크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거였다.


이 같은 검찰의 결정 배경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지난 2012년 헌법재판소가 수사와 재판이 끝나지 않은 사건의 압수물을 폐기한 행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놨기 때문이다(2011헌마351).


당시 헌법재판소는 "경찰이 압수물을 폐기해 무죄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며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 제130조 제2항에 따른 압수물의 폐기 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폭발물이나 유독물질처럼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 재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물건으로 △보관 자체가 대단히 위험해 △종국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보관하기 곤란한 경우에만 폐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소유권자가 압수물의 소유권을 포기했더라도, 재판이 끝나기 전에 폐기해서는 안 된다"고도 명시했다. 이번 울산 개 물림 사건의 견주가 안락사에 동의했지만, 검찰이 사고견을 안락사시키는데 신중한 이유다.


한편, 사고견의 안락사 여부와는 별개로 견주가 져야 할 법적 책임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판례 동향을 보면 동물보호법상 맹견이 아니라 해도, 견주가 목줄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면 '견종'과 무관하게 과실 책임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은 견주가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46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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