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팀장님께 보내려다 그만” 전 직원에 야동 쏜 경찰, 1심 ‘정직’ 뒤집힌 이유
[단독] “팀장님께 보내려다 그만” 전 직원에 야동 쏜 경찰, 1심 ‘정직’ 뒤집힌 이유
30년 베테랑의 운명 가른 ‘메신저 클릭 실수’
항소심 “고의 없는 성희롱은 성립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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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아온 베테랑 경찰관이 메신저 조작 실수로 음란 영상을 동료들에게 단체 발송했다가 ‘정직 1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1심은 이를 성희롱으로 보고 징계가 정당하다고 했으나, 항소심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법원은 왜 ‘실수로 보낸 야동’을 성희롱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을까.
마우스 클릭 한 번의 대참사… 전 수사과에 퍼진 음란물
사건은 2016년 1월 27일, B경찰서 수사과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1987년 임용되어 경위까지 승진한 30년 차 베테랑 A씨는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에 있던 음란 동영상 파일을 내부 메신저로 전송했다. 원래 수신인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팀장 E 경감이었다.
하지만 치명적인 실수가 벌어졌다. 메신저 조작 과정에서 수신인이 팀장 한 명이 아닌, 수사과 직원 45명 전체로 설정된 것이다. 이른바 ‘동보 메시지’ 기능으로 인해 해당 영상은 순식간에 수사과 전 직원에게 도달했다.
사태를 파악한 것은 여직원 H 경사가 A씨의 자리로 찾아와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런 걸 보내느냐”며 항의하면서부터였다.
A씨는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당황하며 “메시지가 갔느냐”고 되물었고, 즉시 여직원들을 찾아다니며 수차례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성희롱’을 이유로 정직 1월의 중징계를 받게 되었다.
1심 “성적 수치심 줬다면 성희롱”… 무관용 원칙 강조
1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방법원(2016구합9515)은 경찰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당시 재판부는 경찰 조직 내의 ‘성 비위 무관용 원칙’에 주목했다.
원고가 업무용 컴퓨터에 성적 굴욕감을 줄 수 있는 영상을 보관하다가 근무시간 중 배포한 점을 지적했다.
일부 직원이 청문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호소한 점을 근거로 이를 성희롱으로 판단했다.
성희롱 비위는 표창 경력이 있더라도 징계 감경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규정을 들어 정직 1월 처분이 정당하다고 결론지었다.
항소심의 반전, “고의 없는 실수는 성희롱 아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2017누51633)의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부적절한 것은 맞지만, 법적 의미의 ‘성희롱’은 아니라고 보았다.
“성희롱은 행위자가 성적 언동 등을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성립한다. 행위자가 인식을 못 하고 과실로 행한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는다.”
항소심 재판부가 징계를 뒤집은 결정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고의성 부재: A씨가 항의를 듣고 매우 당황하며 즉시 수차례 사과한 점은 전송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음을 뒷받침한다.
- 조작 미숙: 50대인 A씨가 복잡한 내부 메신저 기능을 잘못 조작해 ‘수사과 전체’를 수신인으로 지정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 피해자들의 반응: 원래 수신인이었던 팀장은 “친근감의 표시로 생각했지 수치심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증언했으며, 다른 여직원들도 실수임을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30년 헌신한 베테랑에게 정직 1월은 지나치게 가혹”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한 비위에는 해당하지만, 성희롱이 아닌 ‘단순 실수’로 보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결국 재판부는 30년간 성실히 근무하며 40여 차례 표창을 받은 A씨에게 정직 1월의 처분을 내린 것은 징계권의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A씨에 대한 정직 1월 처분은 최종 취소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