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다방 '500원 커피' 대박 뒤, 사장님 쓰러지고 알바는 비명…본사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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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다방 '500원 커피' 대박 뒤, 사장님 쓰러지고 알바는 비명…본사 책임 없나

2025. 06. 18 11:3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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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는 병원, 주변 카페는 매출 급감

‘할인 프로모션’의 명과 암

500원 아메리카노 행사를 시작한 10일 서울 시내 빽다방 매장의 모습. /연합뉴스

백종원 대표의 파격 할인 행사가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 뒤에선 점주가 쓰러지고 주변 상권이 피해를 입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빽다방 아메리카노 판매량이 650% 폭증하는 동안, 한 점주는 과로로 119에 실려 갔고 아르바이트생들은 온라인에 "제발 불매해달라"고 호소했다. 상생을 위한 프로모션이 누군가에겐 생존의 위협이 된 이 상황,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사장님 쓰러졌다"…가맹점주·알바생의 비명

10일 서울 시내의 한 빽다방 매장 앞에 붙은 할인 안내문. /연합뉴스


이번 행사는 백종원 대표가 품질 논란 등으로 하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가맹점주를 돕기 위해 본사 비용 100% 부담으로 시작됐다. 실제로 500원짜리 커피 한 잔이 팔릴 때마다 본사가 차액인 1,200원을 점주에게 보전해줬다. 가맹점 매출과 방문객 수가 급증하면서 점주들의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현장은 전쟁터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금 빽다방 사장님이 과로로 쓰러져 119 구급대원이 왔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소셜미디어(SNS)에 "5시간 동안 280잔 팔았다", "오늘 죽다 살아남. 제발 불매 좀 부탁드립니다"라며 과도한 업무 강도를 토로했다. 수백 개의 커피 컵이 줄지어 대기하는 사진은 당시의 혼란을 짐작게 했다.


점주는 '가맹사업법', 직원은 '근로기준법'…본사 책임 물을 수 있다

가맹점주와 직원들이 본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여지는 있다.


우선 점주들은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을 주장할 수 있다. 가맹본부는 점주에게 안정적인 영업 환경을 지원할 의무(가맹사업법 제5조)가 있는데, 과도한 할인 행사로 점주가 쓰러질 정도의 과로에 내몰렸다면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소지가 있다. 급격한 가격 할인 같은 중요 영업조건 변경 시 점주의 충분한 동의를 구했는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호소는 근로기준법 위반 문제로 이어진다. 감당하기 힘든 업무량은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휴게시간 보장, 연장근로 강요 등이 실제로 있었다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과로로 인한 건강 문제가 발생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지만, 업무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3일간 손님 뚝"…주변 카페는 법적 대응 어려워

빽다방의 '500원 공세'에 주변 카페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 개인 카페 사장은 "행사 기간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고,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 역시 "점심시간에 매장이 텅 비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주변 상인들이 피해를 봤더라도 법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공정거래법상 '부당염매(경쟁 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해 원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따져볼 순 있지만, 법원은 매우 엄격하게 판단한다.


과거 대형마트 입점으로 주변 상권 매출이 급감한 사건에서 법원은 "대형마트 출점이 주변 중소 유통업체의 매출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를 위법한 행위로 단정하지는 않았다(대구고등법원 2014누5867 판결).


이번 빽다방 할인 행사는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한 '단기 프로모션'이었고, 경쟁 카페를 고사시키려는 명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불공정거래행위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작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기적인 매출 상승 이면에 숨은 그림자를 드러냈다.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은 본사를 상대로 계약 및 근로기준법 위반을 다툴 수 있지만, 무한경쟁에 내몰린 주변 자영업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진정한 '상생'이 무엇인지,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에 던져진 무거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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