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vs. 국세청, 법인세 환급 두고 7년간 전쟁 벌인 진짜 이유는 '이것'
코레일 vs. 국세청, 법인세 환급 두고 7년간 전쟁 벌인 진짜 이유는 '이것'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 백지화⋯코레일 토지 매매 계약도 해제
"매매 계약시 낸 법인세 달라" 소송, 결국 코레일이 승리
국세청이 7년간 법인세 안 주고 버텨본 이유

국세청과 코레일의 역대 최대 규모의 세금 싸움. 결국 7년 만에 코레일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코레일·국세청 홈페이지
"되기만 하면 로또!"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은 수도 서울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사업이었다. 과거 용산은 일반 시민의 접근이 불가능한 미군기지와 오래된 거주 시설로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한 지역이었다.
그러던 용산에 2005년 건설교통부의 발표는 획기적이었다. 해외건축가들이 설계한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명품 도시로 태어나겠다는 선언이었다. 31조원에 투입하겠다는 발표가 이어지자, 용산 개발은 '로또'를 노리는 개발업자와 부동산 업자들을 끌어들였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에 전국이 들썩이고 투자 바람이 용산을 휘몰아쳤다.
하지만 15년이 흐른 지금, 용산에 새로 솟은 고층빌딩은 없다. 수십조원대 사업이 엎어진 것이다. 후폭풍은 막대했다. 매매 계약에서 가지를 친 후속 계약들이 줄줄이 깨져나갔다.
그중에는 이미 낸 세금을 돌려달라는 소송도 있었다. 소송 규모만 수천억원에 달했다. 최근, 이 소송이 7년 만에 드디어 끝났다. 왜 이렇게 길어진 건지, 쟁점은 무엇이었는지 소송에 실제로 참여했던 변호사에게 들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레일이 보유한 땅이 사업 부지로 선정됐다.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 주식회사가 코레일 땅을 사들였다. 매매대금은 8조원이었다.
땅을 팔았으니 세금을 내야 했다. 코레일은 8800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국세청에 납부했다.
문제는 2013년 4월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무산됐다는 점이다. 시행사 드림허브는 아직 땅값 8조원을 코레일에 완납하지 못한 상태였다. 코레일은 토지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땅을 사 간다는 측이 돈을 다 주지 않았고, 사업도 없던 일이 돼버렸으니 토지 매매 역시 소멸시켜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코레일은 국세청에 "이미 낸 세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매매계약이 해제됐으니 세금 낼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다.
국세청이 코레일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세금 싸움'이 시작됐다. 코레일은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실 국세청이 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방법은 없었다. 세금 부과의 대상이 된 '토지 매매'가 해제됐으니, 그걸 기반으로 한 세금도 돌려주는 게 맞았다.
국세청 측 소송대리인이었던 법률사무소 새로의 김권우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토지 매매계약이 해제됐으므로, 신고 납부했던 법인세는 환급해 주는 것이 맞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금을 토해내면서 이자를 얼마나 더 해줘야 하는지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소송까지 가게 됐다. 국세기본법(제43조의 3)에 따라 국가는 돌려줘야 할 세금이 있을 때, 납세자가 낸 세금과 함께 이자(가산금)를 줘야 한다. 그동안 국가가 돈을 묶어뒀으니 이자를 쳐줘야 한다는 원칙에서다.
코레일은 이자 금액을 1000억원 정도로 잡았다. 토지 매매계약이 지난 2013년에 해제됐으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원금(법인세 8800억원)에 대한 이자를 계산하면 그 정도 나온다는 계산이었다.
반면 국세청은 수백억원대로 계산했다. 조세법적으로 드림허브와 코레일 사이 해제가 확정된 것은 2018년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코레일은 2013년 드림허브 측에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으나, 양측의 토지 매매계약 해제와 관련한 별도의 소송은 2018년에서야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이에 국세청은 "소유권을 돌려받은 최종 시점부터 지금까지 이자를 계산해서 주겠다"는 입장이었다.
코레일 주장대로 2013년부터 이자를 계산하면 1000억원에 달했고, 국세청 주장대로 2018년부터 이자를 계산하면 수백억원에 그쳤다. 치열하게 다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김권우 변호사는 소송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 "이미 납부한 세금을 돌려주는 경우 이자 성격의 환급가산금을 더해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 재원은 국민이 낸 세금"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코레일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3일 판결을 내리며 코레일의 주장하는 토지매매계약 해제 시점(2013년)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로 코레일이 돌려받을 금액은 돌려받을 법인세로 인정된 7060억원에 이자 등을 합쳐 9000억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권우 변호사는 "(양측) 모두 타당한 주장이나, 결과에 있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조세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하고 국세청이 1000억 원이 넘는 환급가산금을 지급하게 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