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돌 저격=공익 활동? 법원 "사이버 렉카, 5천만원 배상"
여자 아이돌 저격=공익 활동? 법원 "사이버 렉카, 5천만원 배상"
아이돌 비방 영상으로 1.6억 돈벌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제가 만든 영상은 공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수십만 조회 수를 기록한 아이돌 비방 영상으로 7만 구독자를 거느렸던 유튜버 A씨는 법정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변명으로 봤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최미영 판사는 유튜버 A씨의 행위를 "악의적인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소속사 B사에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재기·가짜 인기… 칼날 같던 영상
익명 유튜브 채널 운영자 A씨의 공격은 집요했다. A씨는 2022년 9월, 아이돌그룹 C의 소속사 B사가 음반 사재기를 하고 팬 사인회 당첨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C의 가짜 인기가 제대로 들통난 순간"이라는 자극적인 썸네일과 함께 올라온 영상은 도합 46만 회 이상 조회되며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A씨의 타깃은 그룹 멤버에게도 향했다. A씨는 1년 가까이 한 멤버의 외모, 인성, 실력 등을 폄하하는 영상을 18개나 만들었다. 영상에는 '만행', '쪽팔리네', '역대급 인성', '폭망' 등 경멸적인 표현이 가득했다.
법정에서 산산조각 난 '공익' 방패
결국 소속사 B사는 A씨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에 선 A씨는 "허위 사실이 아니며, 진실이라 믿었고 공익을 위해 영상을 올렸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A씨의 민낯을 드러냈다.
먼저 '진실이라고 믿었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근거로 삼은 자료들이 "익명으로 게시된 글이거나 이에 대한 댓글로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객관적인 사실 확인 자료로 삼기 매우 부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영상을 만들기 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들인 별다른 노력이 없다"고 꾸짖었다.
가장 결정적인 대목은 '공익' 주장에 대한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멤버의 외모나 성격을 폄하하는 영상은 공익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거둔 수익에 주목했다. A씨는 유료 멤버십과 광고 수익 등으로 약 1억 6,000만 원의 사업소득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A씨의 영상 제작 및 게시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익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돈벌이라는 실체를 법원이 꿰뚫어 본 것이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소속사와 아티스트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한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미 A씨가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점, 구독자 수와 파급력 등을 모두 고려해 5,000만 원의 배상 책임을 지웠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29372 판결문 (2025. 6. 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