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약정도 안 끝났는데 부품 부족으로 수리 불가⋯포인트 10만점만 받고 끝낼 일 아닙니다
2년 약정도 안 끝났는데 부품 부족으로 수리 불가⋯포인트 10만점만 받고 끝낼 일 아닙니다
듀얼 스크린 기능을 강조한 LG전자의 'V50 씽큐'⋯'부품 부족'으로 내년까지 수리 불가
LG전자 "보상은 10만원 포인트, 더 이상은 없다" 못 박았지만
변호사들 "10만원만 받고 끝낼 게 아니라 두 가지 방법으로 문제해결 가능"

지난해 5월 LG전자 최초의 5G 스마트폰 'V50 씽큐'가 출시됐다. 하지만 2년 약정이 끝나기도 전에 '수리 불가' 사태가 터졌다. LG전자는 10만원 포인트를 보상으로 제시했지만, 변호사들은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 LG전자 홈페이지⋅셔터스톡 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2년 약정도 채 끝나지 않은 120만원짜리 스마트폰. 벌써 화면에 문제가 생긴 것도 속상한데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수리를 몇 달씩 받지 못한다면 어떨까.
LG전자 최초의 5G 스마트폰, 'V50 씽큐' 사용자들에게 벌어진 일이다. 이들은 액정 문제가 있어도 수리를 받으려면 최소한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이었다. LG전자는 "코로나19로 부품 일부를 해외에서 들어오는 데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리 대기 인원은 서비스센터 한 곳에서만 140명에 달하는 상황. 이들은 교환이나 환불, 기다리는 동안 사용할 대체용 스마트폰도 지급받지 못했다. 지난 12일 MBC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사 상품을 살 수 있는 포인트 10만점'을 지급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보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말로 'V50 씽큐' 사용자들은 이 포인트만 받고, 침묵해야 하는 걸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는 "LG전자가 제시한 포인트 10만점은 합의를 제안하는 의미에 불과하다"며 "소비자가 이를 반드시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도 "일종의 사죄하는 의미로 보인다"며 "법적으로 의미 있는 보상 형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두 변호사는 오히려 "이 사건은 환불 또는 교환을 요구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는 다르게 접근했다.
문제 해결 방법① :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이준상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하 기준)'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휴대폰을 살 때 서명하는 약관에 따르면 된다는 분석이다.
보통 약관에는 '이 기준에 따라 보상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거나, 이 기준의 내용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실제 LG전자 홈페이지 안내 사항에도 이 내용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이에 따르면 부품보유 기간(제조 일자부터 4년) 이내에 수리용 부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보상해야 한다. V50 씽큐의 출시일은 지난해 5월로 아직 4년까진 한참 남았으므로 적용 범위에 넉넉히 들어온다.
❶ 성능⋅기능상 하자인 경우 :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
❷ 소비자의 고의⋅과실로 인한 고장인 경우 : 유상수리에 해당하는 금액 징수 후 제품교환
이준상 변호사는 "이 기준에 따라 소비자는 LG전자에 환불 또는 교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준이 효과적 보상책인 건 파손 원인과 관계없이 교환이나 환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규정에는 파손 원인이 휴대폰의 하자든, 소비자의 고의든, 과실이든 소비자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소비자가 실수로 떨어트려서 액정이 깨진 경우라도 LG전자는 수리비만 받은 다음 교환해줘야 한다(❷)"고 했다.
이 기준이 성립할 수 있는 건 '기업이 수리용 부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때'다. 해당 제품은 LG전자 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 이미 단종된 상태이고, 부품 수급도 안 되고 있으니 이 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만일 LG전자 측이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의 상황을 주장한다면 보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 변호사는 "LG전자가 코로나19를 이유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 등에서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품보유 기간을 장기간(4년)으로 정한 분쟁 해결기준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그렇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교환 등에 응하지 않는다면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이준상 변호사는 밝혔다.
법률 자문

문제 해결 방법② : 민법 제580조 '하자담보책임'
하지만 "공정위의 이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변호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해당 기준은 '부품이 없다'는 것이 확정된 이후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상황은 부품 재고를 확보할 수는 있으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지연'되고 있을 뿐이므로 이 규정을 적용하긴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핵심 요건인 '수리용 부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발생한 피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아직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조은결 변호사 역시 "이 기준에 따른 교환 의무까지는 인정되지 않을 것 같다"며 대신 다른 방법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공정위 기준이 아니라 민법을 근거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했다. 민법 제580조에서 규정한 '하자담보책임'이다. 어떤 물건을 샀는데, 그 물건에 하자가 있을 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근거다.
조은결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유사해 보인다"며 이 때문에 "휴대폰 자체의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현재 V50 씽큐 소비자들은 단순한 액정 파손 외에도 "액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공통된 문제를 인터넷 카페 등에서 호소하고 있다. 화면에 세로로 녹색 줄이 그어지거나, 화면 색상 전체가 초록색이 되거나, 화면이 1초에도 여러 번씩 깜빡이는 문제 등이다.
이런 경우 "원칙적으로 환불 처리, 최소한의 손해배상 조치, 다른 휴대폰을 제공하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민법상 하자가 있다면 LG전자의 귀책 사유(고의 또는 과실)가 없더라도, 하자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조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매도인(물건을 파는 사람⋅LG전자)은 거래 통념상 요구되는 객관적인 성능, 품질 등을 갖추고 있는 완전한 물건을 판매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소비자의 고의⋅과실로 인한 고장'은 보상받기 어렵다. 말 그대로 제품 자체의 '하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은결 변호사는 "휴대폰엔 문제가 없었는데 이를 떨어트려서 액정이 깨진 경우까지는 문제를 삼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