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악플러 향한 빅히트의 칼날…지워도 유죄, 안 써도 유죄, 방치해도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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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악플러 향한 빅히트의 칼날…지워도 유죄, 안 써도 유죄, 방치해도 유죄

2026. 03. 26 15:59 작성2026. 03. 26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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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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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타자 안 쳤어도 기획·독려했다면 똑같이 '공동정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26일,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뮤직이 1분기 권익 침해 관련 법적 대응 상황을 발표하며 악플러들과의 전면전을 다시 한번 선포했다.


이번 공지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른바 '좌표'를 찍고 움직이는 조직적 악플러들과, 이를 수수방관하는 대형 커뮤니티들을 향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는 것이다.


단순한 경고를 넘어 치밀한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그물망을 좁혀가고 있는 빅히트 뮤직의 대응 조치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낱낱이 해부해 봤다.


"빛의 속도로 지웠는데요?"… 삭제 버튼은 면죄부가 아니다


빅히트 뮤직은 공지를 통해 "이미 삭제된 게시물 또는 댓글이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경고했다. 흔히 글을 지우면 증거가 사라져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믿지만, 법의 판단은 단호하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나 형법상 모욕죄는 게시물이 온라인 공간에 공연히 게시되는 그 순간 이미 범죄로 성립한다. 누군가를 향해 쏜 화살이 이미 과녁에 꽂힌 이상, 뒤늦게 활시위를 숨긴다고 해서 쏜 사실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삭제 시점은 재판관이 형량을 정하는 양형 단계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자발적이고 즉각적으로 글을 삭제했다면 이는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다.


반대로 소속사의 삭제 요구나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있었음에도 삭제를 거부하거나, 장기간 악의적인 글을 방치했다면 죄질이 매우 불량한 것으로 평가되어 무거운 형벌을 피할 수 없다.


결국 빅히트의 경고는 "채증은 이미 끝났고 범죄는 성립했으니, 지우고 도망쳐도 소용없다"는 통보인 셈이다.



"난 글 안 쓰고 지시만 했는데?"… 조직적 악플, 모두가 '공동정범'


최근 악플 트렌드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섰다. 특정 커뮤니티나 비밀 채팅방에 모여 동시다발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조직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조직적 악플러들은 법적으로 단순 가담자가 아닌 공동정범(범죄를 함께 실행한 자)으로 묶여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우리 형법상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모여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순차적이거나 암묵적으로라도 범행을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인정되면 충분하다. 수사기관은 이를 어떻게 입증할까?


  • 여러 커뮤니티에 동시다발적으로 똑같은 내용이 올라오는 패턴
  • 특정 시간대에 약속이라도 한 듯 집중되는 게시 행태
  • 텔레그램 등 밀실 채널을 통한 연락 정황


이러한 정황 증거들만으로도 공모 관계는 충분히 인정된다.


특히 주의할 점은, 직접 악플을 타자로 치지 않았더라도 범행을 기획하거나 악성 루머 소스를 제공하고 독려했다면 똑같이 공동정범으로 처벌받는다는 사실이다. 단, 단순히 남의 글에 '좋아요'를 누른 정도로는 형사 처벌까지 가기는 어렵다.


판 깔아준 커뮤니티도 공범


이번 공지에서 가장 파장이 큰 대목은 바로 플랫폼을 향한 칼날이다.


빅히트 뮤직은 "여러 차례 경고와 협조를 요청하였음에도 방치하고 있는 특정 커뮤니티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익명 게시판이라는 핑계로 악플러들의 놀이터를 제공한 운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는 법적으로 매우 치밀하게 계산된 수순이다. 커뮤니티 운영진은 다음과 같은 법적 철퇴를 맞을 수 있다.


민사상 부작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

커뮤니티 운영자는 명백한 불법 게시물을 인지했을 때 이를 삭제하고 차단할 주의의무가 있다.


빅히트 뮤직이 "여러 차례 경고와 삭제 요청을 했다"는 사실은, 운영진이 불법 게시물의 존재를 뻔히 알면서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이 경우 막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형사상 방조범 처벌

나아가 불법 게시물이 유통되는 것을 알면서도 돈(트래픽, 광고 수익 등)을 위해 고의로 방치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방조범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과거 불법 음란물을 방치한 웹하드 대표들이 처벌받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키보드 뒤에 숨어 쏟아내는 혐오의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아티스트의 피와 땀을 조롱거리로 삼은 이들을 향해, 타협 없는 법의 심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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