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4개와 맞바꾼 4억⋯하지만 '사기죄'로 걸릴 수밖에 없던 의심스러운 정황들
손가락 4개와 맞바꾼 4억⋯하지만 '사기죄'로 걸릴 수밖에 없던 의심스러운 정황들
일부러 자르고서는⋯사고로 속여 보험료 타냈던 두 명, 결국 사기죄로 징역형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손가락을 자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사기죄가 인정돼 각각 징역형이 선고됐다. /셔터스톡
"아악!"
2015년 한 재래시장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생선 절단 작업을 하던 A씨(56)의 손가락이 잘렸다. 한 개도 아니고 모두 네 개였다. A씨는 사고 '목격자' B씨(54)의 증언을 내세워 보험금 3억 9000여만원을 타냈다.
그런데 그 '목격자'였던 B씨도 다음 해에 손가락을 잃었다. 이번에도 생선 절단용 칼날에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였다. B씨는 보험금 7500만원가량을 받았다.
아무리 봐도 수상한 연쇄 사고였고, 결국 '보험사기'로 들통났다. 대구지법 형사1단독 이호철 부장판사는 A씨와 B씨에 대해 지난달 28일, 그리고 지난 4일 잇따라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두 사람 모두 고의로 손가락을 잘랐다"고 판단했다.
두 명 모두 보험 가입 시기와 형편에 맞지 않는 과도한 보험료 납부에 덜미가 잡혔다. 손가락 4개를 자른 A씨는 2014년 12월쯤 단기간에 3개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했고, 보험료 미납으로 해지됐던 보험을 부활시키기도 했다.
B씨는 범행 전 2년 동안 7개 보험에 가입해 매월 12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냈다. 당시 B씨는 창고 임대료도 미납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궁핍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면서까지 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A씨와 B씨는 산재 인정을 받기 위해 공모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는 B씨에게 "(산재 보험금과 사고 보험금을 타면) 1억원을 주겠다"며 제안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더불어 법의학적 의료 자문에서도 '주저흔' 또는 '미수 손상'으로 판단하고 있는 점도 보험사기의 증거로 인정됐다.
대구지법 형사1단독 이호철 부장판사는 "보험사기 범행은 사회적으로 폐해가 크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해 근절이 필요하다"면서 "이 사건 범행은 계획적이고 범행 동기나 수단 및 피해액 규모에 비춰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보험사기는 겉으로는 보험회사에만 피해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상으로 모든 보험계약자에게 피해가 미친다. 이에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따라 일반적인 '사기'의 경우보다 가중처벌된다. 사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보험사기죄는 특별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검찰도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보험사기방지법)을 적용했다. 하지만 법원은 보험사기방지법 대신 형법상 사기죄를 인정했다. 두 사건 모두 보험사기방지법이 발효되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결론적으로 A씨에겐 징역 1년 2월, B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이 선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