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 연봉·고과·집주소 유출… 대형 사고 뒤 법적 책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 연봉·고과·집주소 유출… 대형 사고 뒤 법적 책임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넘어 정신과 상담자 불이익 정황까지
주민번호 유출은 5년 이하 징역, 정신과 상담 불이익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직원 정보가 무더기 유출되며 내부 평가 기준까지 드러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임직원의 고과, 승격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권한이 없는 직원들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지난 6일 전사 개선 작업 중 오류를 파악해 즉시 접근을 제한했으며, 존림 대표이사가 직접 전임직원에게 사과 이메일을 발송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전산 오류를 넘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더 큰 폭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 커뮤니티 게시물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 속에 전·현직 동료들의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연봉 등은 물론, "인사팀 고과 우대", "사내 정신과 상담자 불이익" 등 소문으로만 돌던 내용들이 사실로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회사가 져야 할 법적 책임을 짚어봤다.
주민번호·연봉·주소 무단 열람…5년 이하 징역도 가능
우선, 전 직원의 민감 정보가 권한 없는 이들에게 열람되도록 방치한 행위 자체로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의 분실·도난·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접근 통제 등 안전성 확보 조치(제29조)를 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특히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됐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는 법에서 규정한 '고유식별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벌칙)에 따르면, 안전성 확보 조치를 하지 않아 고유식별정보를 분실·도난·유출·위조·변조 또는 훼손당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즉, 회사의 관리 소홀로 주민번호가 포함된 파일이 내부망에 공개됐다면, 담당자는 물론 법인(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형사 처벌과 별개의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피하기 어렵다. 연봉, 집 주소, 인사 고과 등 역시 마찬가지로 엄격히 보호되어야 할 민감 정보다.
'정신과 상담' 불이익…명백한 실정법 위반
이번 사태의 핵심은 유출된 내용이다. 커뮤니티 게시물대로 사내 정신과 상담을 이용한 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넘어선 또 다른 법률 위반이다.
정신건강증진법(정신건강복지법) 제69조는 "누구든지 정신질환자였다는 이유로 그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신건강증진법 제86조(벌칙)에 따르면, 제69조를 위반하여 정신질환자 등에게 불이익을 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원은 '정신과 상담' 이력을 이유로 한 채용 거부나 해고 등은 명백한 차별이자 위법 행위로 본다. 사내 상담 프로그램은 직원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 운영되어야 한다. 회사가 이 상담 기록을 인사팀에 공유하고 이를 '저성과자' 낙인과 연계했다면,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셈이다.
인사팀 고과 우대·인건비 절감…'공정성'과 '근로기준법' 문제
"인사팀은 고과를 우대한다"는 소문은 어떨까. 이는 형사 처벌 대상이라기보다 사내 공정성의 문제다. 다만, 이런 관행이 특정 직원(예: 비인사팀)에게 지속적인 임금·승진 차별을 초래했다면, 피해 직원들은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신 인사 제도를 통한 인건비 절감' 의혹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인사 제도를 개편하는 것 자체는 합법적인 경영 활동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인건비 절감이 기존 직원의 임금이나 수당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이는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이처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바꿀 경우, 반드시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의 없는 일방적 삭감은 무효다.

회사 측 "외부 유출 정황 없어…재발 방지 총력"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회사 측에 문제를 전달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회사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현재까지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으며, "사전적 조치로 개인정보 보호 유관기관에도 신고를 마쳤다"고 했다.
회사는 "추가 피해 발생 예방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동시에 "회사 경영 및 인사정보를 외부에 공유하는 행위가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별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내부 정보 유출자에 대한 법적 조치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