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에 '영업정지' 칼 빼든 진짜 이유…"과징금? 비용 처리하고 말 것"
쿠팡 사태에 '영업정지' 칼 빼든 진짜 이유…"과징금? 비용 처리하고 말 것"
민병덕 의원 "보안 투자 줄인 경영진의 구조적 문제... 한국 법 적용해야"
매출 3% 과징금으론 부족, 10% 상향 법안 추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두고 “보안 투자 줄인 경영 책임에 강력한 선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합뉴스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 기업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단순한 실무자의 실수가 아닌,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를 3년이나 비워두고 보안 투자를 줄여온 경영진의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출연해 쿠팡 사태의 본질과 법적 쟁점, 그리고 '영업정지'라는 초강수 카드가 거론되는 배경을 법리적으로 짚었다.
왜 영업정지인가... "과징금? 껌값 취급할 것"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에 대한 제재로 '영업정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법적으로 가능한 조치일까.
민병덕 의원은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현행법상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고, 피해 회복 및 재발 방지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아 추가 피해 우려가 있을 경우 영업을 정지시킬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쿠팡의 영업이 멈추면 입점 업체와 배송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조건부 영업정지'를 제시했다.
민 의원은 방송에서 "전면적인 영업정지가 아닌 단계적, 부분적 영업정지나 조건부 영업정지 같은 제한 조치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입점 업체나 배송 기사 등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세우면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하필 영업정지일까. 민 의원은 현행 과징금 제도(매출의 최대 3%)로는 대기업인 쿠팡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과징금으로만 하면 이들은 이를 '비용 처리'하고 말 것"이라며 강력한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출 10% 과징금' 법안 추진... 소급적용 논란, 돌파구는?
정치권에서는 과징금 상한을 매출의 10%까지 올리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소급효 금지의 원칙'(새로운 법을 과거 행위에 적용할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이번 쿠팡 사태에는 적용이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 의원은 이에 대한 법리적 우회로를 제시했다. '2차 피해'다. 민 의원은 "불리한 법안의 소급 적용은 안 되지만, 유출 사고 이후 발생하는 2차, 3차 피해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개정법) 적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발생한 유출 행위가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피해에 대해 강화된 법을 적용하겠다는 논리다.
"미국 법 위반 아니다"?... 속지주의 원칙 무시한 처사
쿠팡 측은 청문회에서 "이번 사태는 미국 법 기준으로는 위반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공분을 샀다. 모기업인 쿠팡 Inc.가 미국 델라웨어에 상장되어 있다는 점을 내세운 방어 논리다.
하지만 이는 한국의 사법 주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법적으로 '속지주의(영토 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자국 법을 적용하는 원칙)'와 '영업 행위의 실질'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민 의원은 "쿠팡은 매출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실질적인 한국 기업"이라며 "본사가 한국에 있고 한국에서 영업 행위를 한다면 당연히 한국 법을 적용해야지, 왜 미국 법 자문 결과를 들먹이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집단소송제 도입론 '솔솔'
미국에서는 이미 쿠팡의 공시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주주들의 집단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반면 한국은 증권 분야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집단소송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소송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민 의원은 "미국 주주들은 돈을 받는데 우리나라는 그게 없다"며 "대기업, 특히 플랫폼 기업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자 전체에게 배상 효력이 미치는 집단소송제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