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 '이 사람 문제 있어요' 알렸다가…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까요?
단톡방에 '이 사람 문제 있어요' 알렸다가…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까요?
게임 커뮤니티서 신분 세탁한 유저
강퇴 후 행적 알리자 '고소하겠다' 위협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한 게임 네이버 카페 회원들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채팅방에 3~4년 전부터 게임 계정 도용, 미성년자 상대 성희롱 발언, 조건만남 제시 등으로 악명이 높았던 B씨가 들어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B씨는 과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 신분을 세탁하고 다시 활동하다 다른 이용자에게 발각돼 카페에 저격글이 올라온 상태였다. A씨는 채팅방 방장과 상의해 B씨를 내보낸 뒤, 다른 회원들에게 B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저 사람 도용남에 섹드립, 패드리퍼”라며 과거 행적을 알렸다.
문제는 채팅방의 누군가가 이 대화를 캡처해 B씨에게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B씨는 카페에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회원들을 보호하려던 A씨는 졸지에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A씨는 처벌을 받게 될까?
처벌 피할 열쇠는 '공공의 이익'
설령 A씨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도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었음을 입증한다면 처벌을 피할 수도 있다.
변호사들은 명예훼손죄가 반드시 허위 사실을 말했을 때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진실한 사실이라도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내용을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말했다면 일단 범죄의 구성요건은 충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명예훼손죄는 적시한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내용을 공연히 알렸다면 일단 구성요건 자체는 충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 형법은 이런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A씨가 처벌을 피하려면 자신의 발언이 이 규정에 해당한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커뮤니티 보호 목적”…변호사들 “공익성 인정 가능성 높아”
A씨의 발언이 ‘공공의 이익’에 해당할 수 있는지를 두고 변호사들은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여기서 공공의 이익은 국가나 사회 전체의 이익뿐 아니라, 특정 집단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해당 인물의 과거 도용, 성희롱, 패드립 행적을 언급하며 방장에서 퇴장 처리를 요청한 행위는 해당 방 구성원들이 유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하려는 공익적 목적이 강하게 인정된다”고 봤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 역시 “모임 구성원들의 안전과 피해 예방을 위해 사실을 전달한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한다면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형사처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채팅방 참여자라는 한정된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지만, 다른 회원들을 보호하려는 주된 목적이 인정되면 사적인 비방이 아니므로 공익성을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