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부장검사인데" 광복절 특사 미끼로 수감자 돈 뜯어낸 사기꾼의 최후
"내 친구가 부장검사인데" 광복절 특사 미끼로 수감자 돈 뜯어낸 사기꾼의 최후
교도소 안에서 벌어진 황당한 '변호사법 위반'
수감자에게 200만원 뜯어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10년 2월, 안양교도소 안. 수감자들 사이에서 은밀하고도 솔깃한 제안이 오갔다.
"내 친구가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로 있어. 그 친구한테 돈을 좀 주면 광복절 특사로 출소하게 해줄 테니 200만 원을 달라."
이 달콤한 유혹을 속삭인 이는 피고인 A씨였다. 당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피해자 B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날 바로 C씨의 계좌를 통해 200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부장검사 친구'를 동원해 광복절 특사 명단에 올려주겠다는 약속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이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해 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가로챈 명백한 범죄였다.
벌금 선고되자 "형이 너무 무겁다" 항소
결국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진 A씨.
1심을 맡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사 주선아)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200만 원과 함께, 가로챈 금액에 해당하는 추징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A씨는 판결에 불복했다.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 추징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심 문을 두드린 것이다.
자신이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까지 마쳤으니 선처를 해달라는 취지였다.
항소심 재판부의 준엄한 꾸짖음 "공정성과 불가매수성 훼손"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수원지방법원 제3형사부, 재판장 이종우)의 판단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전과가 발목을 잡았다. A씨는 이미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것을 포함해 무려 8회의 형사처벌 전과를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 범행이 가진 심각한 사회적 위험성을 강한 어조로 꼬집으며 일침을 가했다.
"변호사법 위반 범행은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돈으로 살 수 없는 성질)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여 그 사회적 해악이 중하다."
부장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돈을 요구한 행위 자체가, 공직 사회는 결코 돈으로 매수할 수 없다는 국민의 굳건한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질 나쁜 범죄라는 지적이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단칼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