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기소된 ‘배우’ 남편, 해고 뒤엔 맞고소…양육권은 누구 몫인가
가정폭력 기소된 ‘배우’ 남편, 해고 뒤엔 맞고소…양육권은 누구 몫인가
팔 부러진 아내는 이혼 결심했지만, 아들은 아빠만 찾는다
법이 보는 양육권 기준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5년 전, A씨는 연극 무대 아래에서 박수를 치며 한 배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빛나던 그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렀고, 4살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 남편은 이제 연기학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며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잘생기고 성격 좋은 남편"이라며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것은 맨정신일 때의 이야기다.
술잔 너머로 드러나는 또 다른 얼굴
"술을 마시면 180도 다른 사람이 됩니다. 욕을 하는 건 기본이고, 때리기도 해요."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사연을 보낸 A씨(여·30대)의 고백이다. 몇 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내 아이의 아빠에게 처벌까지 받게 할 순 없겠더라"며 번번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던 중 결정적 사건이 터졌다. 술에 취한 남편이 A씨를 거세게 밀쳤고, A씨는 넘어지면서 팔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번만은 달랐다. A씨는 남편을 경찰에 신고했고, 남편은 상해죄로 기소됐다.
남편의 역공, "네가 내 인생을 망쳤다"
남편이 체포된 사실이 연기학원에 알려지면서 그는 해고당했다. 그리고 분노한 남편은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맞고소를 제기했다. "네가 내 인생을 망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A씨는 이제 이혼을 결심했지만, 새로운 걱정이 밀려왔다. 전업주부인 자신이 과연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을까? 게다가 4살 아들은 아빠를 무척 따르고, 엄마보다 아빠만 찾는 상황이다.
변호사가 제시하는 해법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경내 변호사는 A씨의 우려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가정폭력은 명백한 이혼 사유다. 민법 제840조 제3호에 따라 혼인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배우자를 부당하게 대우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양육권에 대해서는 "전업주부라는 이유만으로 양육권을 가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력보다는 아이와의 유대관계, 양육자로서의 적절한 성향과 양육태도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라며 "아이를 주로 양육해온 어머니라면 충분히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맞고소에 대한 대응법도 거론됐다. 박 변호사는 "실제 폭력 피해가 있었고, 상해를 당해 경찰에 신고한 것은 명예훼손이나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알아야 할 법적 권리
박 변호사는 과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더라도 추가적인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명시적으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던 경우에도 가정보호사건으로서 상대방에 대한 일정한 처분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A씨의 사연은 많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현실을 보여준다. '아이의 아버지'라는 이유로, '가정의 평화'라는 명목으로 참아온 폭력. 하지만 법은 피해자의 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