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은 '속수무책'…나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공범 되는 '일당 10만원'짜리 알바
사회초년생은 '속수무책'…나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공범 되는 '일당 10만원'짜리 알바
단순 서류 전달·현금 전달 업무인데 일당은 10만원~30만원
채다은 변호사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알바했다가 범죄에 연루될 수 있어"
수사단계에서 구속되는 경우 매우 많고, 처벌은 물론 수억원 손해배상까지 책임질 수도

"수당을 올려줄 테니, 더 중요한 '현금 배달' 업무를 맡아달라." 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A씨에게 사장이 제안한 업무. 이 달콤한 제안을 받아들여도 될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고액알바, 하루 일당 30만원, 단순 심부름."
취업문이 꽉 막힌 지금. 귀가 솔깃한 아르바이트(알바) 일자리였다. 뭔가 수상하긴 했지만, 연락해보니 제대로 된 회사처럼 보였다. 정식 이력서를 제출했고, 비대면으로 면접도 봤다. 일도 정말 간단했다. 며칠 만에 '서류 전달'로 수십만원이 손에 들어왔다. 그때였다. 회사는 A씨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맡겨보니 일을 잘하는 것 같다. 수당을 올려줄 테니, 더 중요한 '현금 배달' 업무를 맡아달라."
A씨는 이 달콤한 제안을 받아들여도 될까. 대한변호사협회가 인증한 형사 전문 변호사인 채다은 변호사(법률사무소 월인)는 "한순간에 전과자가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채다은 변호사는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피해자로부터 직접 현금을 전달받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일을 시킨다. 채권 회수를 이유로 현금을 받아 오라고 하거나, 여론조사 설문지를 받아오라고 하면서 '서류 봉투’를 받아오라고 하는 식이다.
"계좌 이체를 요구하는 기존의 수법이 많이 알려졌고, 통장 개설도 어려워지자 더 대담한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채 변호사는 말했다. 이때 최하위 말단 현금 수거책으로 동원하는 게 A씨와 같은 이들이다.
채 변호사는 "사회 초년생들이 주로 이 수법에 당하고 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구속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단기 아르바이트생에게 현금을 찾아오라고 하는 사장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채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어떤 사장이 얼굴도 몇 번 안 본 아르바이트생에게 거액의 현금을 찾아오라고 하겠냐"며 "이런 제안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무리 단순한 역할을 맡았다 하더라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이상 치러야 할 대가는 크다.

실무적으로 "신속한 구속 수사가 강조되고 있다"며 "수사단계부터 구속되는 일이 많다"고 채 변호사는 말했다. 하위 역할분담자(현금 수거책) 역시 보이스피싱 범행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재판에 넘겨졌을 때 "범죄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채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성상 받아들여지기 힘든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형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피해자들에게 피해 금액을 물어내는 일도 '독박'을 쓸 수 있다.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윗선과 달리, 최하위 말단인 현금 수거책은 수사기관에 검거될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등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들은 신원이 특정된 현금 수거책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채 변호사는 "주로 수사기관에 적발되는 건 현금 수거책 등으로 연루된 분들"이라며 "이들은 알바비로 수십만원을 벌었다가, 피해자들에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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