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엄마 회 떠버린다"…고소했더니 돌아온 살해 협박, 더 무거운 죄 적용된다
"네 엄마 회 떠버린다"…고소했더니 돌아온 살해 협박, 더 무거운 죄 적용된다
'보복범죄' 땐 징역 3배 뛸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상의 사소한 시비가 법적 다툼으로 번진 지 며칠 뒤, A씨는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자신이 모욕 혐의로 고소한 상대방 B씨로부터 섬뜩한 쪽지 한 통을 받았기 때문이다.
"칼로 니 애미 그냥 회 떠버릴까."
쪽지는 A씨 가족에 대한 노골적인 살해 협박으로 시작해, 입에 담기 힘든 경멸적인 욕설로 끝을 맺었다. 단순한 욕설을 넘어선 구체적인 위협에 극심한 공포를 느낀 A씨. A씨는 이 메시지가 단순 모욕이 아닌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추가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1대1 쪽지, 모욕은 안 돼도 협박은 된다
가장 큰 쟁점은 범행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없는 '1대1 쪽지'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흔히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이 인정돼야 한다. 1대1 대화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모욕죄로 처벌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협박죄는 다르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의 고지가 전달되기만 하면 성립한다"며 "따라서 1대1 메시지라도 그 내용이 상대방을 겁먹게 하기에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협박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례 역시 협박죄 성립에 있어 가해자가 실제로 해악을 실현할 의사가 있었는지, 또는 그 내용이 합리적인지는 따지지 않는다.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공포심을 느낄 만한 내용이라면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칼로 회를 뜬다"는 표현은 신체에 대한 구체적인 위해를 예고한 것으로, 협박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순 협박 아니다…'보복범죄'라는 더 무거운 족쇄
더욱이 이번 사건은 B씨가 A씨의 '고소' 이후에 협박을 가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훨씬 무겁게 평가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형사사건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주거나 보복할 목적으로 협박을 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협박죄가 적용된다.
라미 법률사무소의 이희범 변호사는 "만약 쪽지를 보낸 이가 기존 고소 사건의 피고소인이 맞다면, 이는 명백한 보복 목적이 인정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일반 형법상 협박죄(3년 이하 징역)가 아닌 특가법이 적용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보복범죄를 이토록 무겁게 다루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는 피해자가 두려움에 떨며 스스로를 지킬 최후의 보루인 '사법 시스템'마저 포기하게 만드는, 민주사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이 외면할까 두렵다면…"이것부터 챙겨야"
다만 A씨가 우려하는 지점도 있다. 수사기관이 사안을 가볍게 보고 단순 모욕이나 시비로 판단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고소장 작성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보복의 목적'과 '해악의 구체성'을 명확히 적시해 제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전 고소 사건과의 인과관계, 협박으로 인해 느낀 공포심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증거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개인과 가족의 평온한 일상을 파괴하는 협박 행위는 1대1 쪽지라는 그릇에 담겼더라도 결코 가벼운 범죄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