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링크 한 번 눌렀을 뿐인데?" 자동 저장된 아청물, 소지죄 뒤집은 대법원 판단
[무죄] "링크 한 번 눌렀을 뿐인데?" 자동 저장된 아청물, 소지죄 뒤집은 대법원 판단
클라우드 자동 저장 기능과 '소지'의 법적 경계
단순 시청과 지배·관리의 차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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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인터넷 서핑 중 무심코 누른 링크 하나로 인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혐의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클라우드 서비스의 '자동 저장' 기능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불법 촬영물이 계정에 저장된 경우를 두고 법원이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1심에서는 유죄가 선고되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을 거치며 무죄로 뒤바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법리적으로 분석했다.
어떻게 된 사건인가?
사건의 당사자인 A씨는 2020년 1월경 한 음란물 배포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A씨는 게시글에 포함된 특정 링크를 클릭했는데, 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해당 링크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메가(MEGA)'와 연동되어 있었고, 링크를 누르는 순간 게시자가 올린 수백 개의 파일이 A씨의 개인 클라우드 계정에 자동으로 저장된 것이다.
저장된 파일 중에는 13세 미성년자의 나체가 촬영된 동영상 등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검찰은 A씨가 이 영상물들을 개인 클라우드 계정에 보관함으로써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소지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단순 클릭과 자동 저장을 '소지'로 볼 수 있나?
이 사건의 첫 번째 판결을 맡은 의정부지방법원 2020고단5816(의정부지방법원 형사5단독)은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의 계정에 해당 파일들이 저장되어 있었고, A씨가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점에 주목해 '소지'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의정부지방법원 2021노261(의정부지방법원 제3형사부)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법률상 '소지'라는 개념을 단순히 파일이 저장된 상태를 넘어, 해당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관리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A씨가 링크를 눌렀을 때 파일 전체가 자동으로 계정에 복사되었다는 점, 그리고 개별 파일을 열어본 뒤에야 비로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포함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설령 사실을 인지한 후 파일을 즉시 삭제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반복적으로 시청하거나 타인에게 배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배·관리했다는 증거가 없다면 소지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다.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대법원 2021도15614 판결에 따르면,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은 '소지'의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법 개정 시점과 관련된 법리다. 이 사건 범행 당시의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성착취물을 '소지'한 자만 처벌했을 뿐, 단순히 '시청'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었다.
2020년 6월 2일 법이 개정되면서 비로소 구입·소지·시청 행위가 모두 처벌 대상이 되었지만, A씨의 행위는 법 개정 전인 1월에 발생했다.
대법원 2021도15614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이 파일을 일회적으로 시청한 것을 넘어 반복적으로 시청하거나 사실상 지배하는 '소지'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 한, 단순한 시청이나 자동 저장된 상태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즉, 기술적 특성으로 인한 자동 저장과 법적 개념인 '소지'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함을 명확히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