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게가 하룻밤 새 드라마 세트장 됐다”…CCTV 속 '황당한 침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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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게가 하룻밤 새 드라마 세트장 됐다”…CCTV 속 '황당한 침입자들'

2025. 08. 21 16:2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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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착각했다” 해명했지만

'출입금지' 무시한 제작진, 건조물침입·재물손괴 혐의 '무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온해야 할 아침, 카페 주인 A씨는 가게 문을 열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테이블과 의자는 난장판이었고, 테라스는 낯선 이들이 휩쓸고 간 듯 어수선했다. 밤사이 가게를 덮친 범인의 정체는 CCTV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러나 모니터에 비친 건 복면 쓴 강도가 아닌, 카메라와 조명을 든 드라마 제작진이었다.


“출입금지 팻말은 장식품?”…내 집처럼 드나든 제작진

A씨는 “마감하고 간 것과 너무 다르니까 저희도 영상을 다시 돌려본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CCTV 영상 속에서 촬영팀은 영업이 끝난 카페 테라스로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출입금지' 팻말이 버젓이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장식에 불과했다. 그들은 마치 자신들의 촬영 세트인 양 테이블과 의자를 옮기고, 파라솔을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심지어 파라솔을 조작하기 위해 의자를 밟고 올라서는 아찔한 모습도 포착됐다. 카페의 모든 기물이 그들의 소품처럼 쓰였지만, A씨에게 사전 협조 요청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촬영을 마친 이들은 뒷정리도 없이 사라졌고, 테이블에는 커피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실수' 아닌 '고의'…법의 심판대 피하기 어렵다

제작진의 “장소를 착각했다”는 해명은 법의 심판대 위에서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법조계에서는 제작진의 행위가 두 가지 심각한 범죄 혐의에 해당한다고 분석한다.


첫째는 건조물침입죄(형법 제319조)다. 범죄 성립의 핵심은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는' 침입 여부다. 제작진은 '출입금지' 팻말을 명백히 인지하고도 이를 무시했다. 이는 주인의 출입 불허 의사를 정면으로 거스른 행위로, '실수'가 아닌 '고의성'이 인정될 소지가 다분하다.


둘째는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다. CCTV 영상 속 제작진은 파라솔을 무리하게 조작하기 위해 의자를 밟고 올라섰다. 만약 이 과정에서 파라솔이나 의자가 조금이라도 파손됐다면 명백한 재물손괴다. 테이블에 남은 커피 자국처럼 원상복구가 가능한 경우라도, 일시적으로 기물의 효용을 해쳤다면(효용 침해) 재물손괴 혐의 적용을 피하기 어렵다.


촬영 '관행'에 켜진 경고등…

경찰 신고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제작사는 부랴부랴 “정식으로 사과하고 원만히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사자 간 합의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태는 촬영 편의를 위해 타인의 재산권을 경시하는 일부 제작 현장의 위험한 '관행'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착각'이라는 변명 뒤에 숨은 안일한 인식이 언제든 법의 심판대 앞에 설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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