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수경 변호사 2] "아직도 연수원 교재 봅니다" 10년 차 변호사의 초심
[인터뷰|홍수경 변호사 2] "아직도 연수원 교재 봅니다" 10년 차 변호사의 초심
대형 로펌에서 배운 건 법리보다 사람을 대하는 유연함
승소보다 의뢰인의 실익이 먼저
때로는 소송 대신 현명한 합의 권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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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율경의 홍수경 변호사는 사람을 먼저 본다. 공감으로 마음을 열고, 이성적인 전략으로 삶을 지키는 사람 냄새 나는 변론을 말한다. ⓒ로톡뉴스
"'변호사는 평생 안 만나는 게 상책'이라는 말이 있죠. 하지만 살다 보면 예기치 않게 사방이 막힌 벽 앞에 설 때가 있습니다. 그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막연한 낙관론이 아닙니다. '끝까지 내 편이 되어 길을 찾아줄 전문가가 있다'는 든든한 확신을 드리는 것입니다."
법률사무소 율경(律庚). '법의 원칙(律)을 기초로 변화(庚)의 순간에서 해답을 제시한다'는 뜻이다. 홍수경 변호사는 차가운 법전을 다루지만, 그 시선은 늘 사람을 향해 있다. 의뢰인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냉철하게 최선의 이익을 찾아내는 그의 '사람 냄새' 나는 변론 철학을 들어보았다.

이성적 솔루션부터 감정적 지지까지… 긴장 푸는 '유연한 소통'
의뢰인들로부터 "부드럽고 소통이 잘 된다"는 평가를 받는 홍수경 변호사는 사법시험 합격 후 대형 로펌에서 민사, 형사, 가사 등 방대한 사건을 처리하며 실력을 쌓았다. 하지만 그가 꼽는 그 시절 가장 큰 자산은 화려한 경력이 아닌 사람을 대하는 유연함이다.
"대형 로펌 시절, 이성적인 법적 해결책을 우선시하는 분부터 감정적인 지지를 원하는 분까지 수많은 유형의 의뢰인을 만났습니다. 덕분에 사람마다 필요한 소통 방식이 다르다는 걸 배웠죠. 지금은 의뢰인의 성향과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가장 편안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가갑니다."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를 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 잔뜩 위축된 상태다. 홍 변호사는 섣불리 법리적 판단을 앞세우기보다 그들의 감정에 먼저 공감한다.
"제 앞에서는 어떤 이야기든 편하게 털어놓으셔도 된다는 믿음을 드리면, 굳게 닫혀 있던 마음도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소통의 시작은 결국 의뢰인의 불안함을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니까요."

법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 이제는 '삶을 지키는 도구'로
홍 변호사가 처음 법조인의 길을 꿈꾼 것은 학부 시절, 사회를 규율하는 법학 자체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민법의 정교하고 체계적인 논리 구성에 매료되었던 법학도는, 이제 치열한 실무 현장에서 누군가의 인생을 지키는 변호사가 되었다.
"책 속의 이론들이 실제 삶에서는 어떻게 작동하여 문제를 해결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사법시험에 도전했습니다. 막상 실무에 뛰어드니 이론과 현실의 간극이 있어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해 싸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치열한 과정 속에서, 법이 단순한 학문을 넘어 '누군가의 삶을 지켜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본래 호기심이 생기는 주제가 있으면 진득하게 시간을 쏟아 연구하고 깊이 사색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다. 홍 변호사는 "복잡한 사건 기록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여 저만의 답을 찾아내고, 그 논리가 인정받아 승소로 이어질 때 '변호사가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어 보였다.
10년 차 변호사가 아직도 수험서를 펼치는 이유

의뢰인을 향한 홍수경 변호사의 진정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치열한 노력으로 증명된다. 그는 베테랑 변호사가 된 지금도 사법시험 준비 시절에 보던 사법연수원 교재들을 책상 위에 두고 틈틈이 정독한다.
"전문성은 결국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혹여나 놓치는 기본 법리가 없는지, 관성적으로 사건을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점검하기 위해서죠."
그의 노력은 책상 앞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매일 법률 플랫폼 '로톡'에 올라오는 수많은 상담 글을 들여다본다.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함이 아니다. 사람들이 요즘 어떤 문제로 가장 아파하고 고민하는지, 생생한 실제 사례를 통해 트렌드를 읽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변호사의 진짜 실력은 단순히 법리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 처한 현실적인 상황과 법적 지식을 연결해내는 능력에서 나오니까요. 그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저는 오늘도 공부합니다."

"의뢰인을 위해서라면 이길 수 있어도 합의합니다"
홍 변호사는 무조건적인 승소나 투쟁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때로는 전략적인 합의가 의뢰인에게 더 큰 이익이 된다면 주저 없이 그 길을 제안한다.
한번은 40억 원 상당의 부동산 상속 사건을 맡았을 때다. 혼외자의 등장으로 의뢰인은 감정이 격해져 끝까지 소송을 원했다. 하지만 홍 변호사의 판단은 달랐다.
"법리적으로 혼외자의 상속분이 인정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당시 부동산은 미등기 상태였는데, 개포동의 신축 대단지로 등기 후 가격 급등이 예상됐죠. 소송이 길어지면 의뢰인이 줘야 할 돈만 커지는 셈이었습니다."
그는 의뢰인을 설득해 분양가 수준의 소액으로 조기에 합의를 마쳤다. 이후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고, 의뢰인은 소송을 했을 때보다 훨씬 큰 자산을 지킬 수 있었다.
"법조인으로서 법리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합의가 의뢰인이 원하시는 방향과 다르더라도 실질적 이익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합리성입니다. 나중에 의뢰인께서 '변호사님 덕분에 정말 잘 해결했다'며 감사 인사를 주셨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눈물 흘리는 의뢰인에게 건넨 현실적인 위로
소송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긴 싸움이다. 홍 변호사는 이 기간 동안 의뢰인의 정서적 버팀목 역할을 자처한다.
"한번은 이혼 소송 중인 의뢰인이 '내 결혼 생활이 통째로 부정당한 것 같다'며 오열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드린 위로는 '과거는 잊고 앞만 보고 가자'는 현실적인 방향 제시였습니다. 지금의 고통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정이니 중심을 잡으시라고 현실적인 버팀목이 되어드렸죠. 훗날 그 말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모든 사건에는 반드시 해결책이 있다"
홍수경 변호사가 변호사로서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막힌 길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파고들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때"라고 답했다.
그의 신념은 "모든 사건에는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막연한 희망 고문이 아니다. 설령 100% 만족스러운 꽃길은 아닐지라도, 현재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차선책이라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의지이자 약속이다.
"저와 법률사무소 율경은 아무리 답답한 상황에 처한 의뢰인이라도 끝내 그에게 딱 맞는 해답을 찾아주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법적 문제로 막막할 때 '거기 가면 방법이 있을 거야'라고 믿고 찾을 수 있는, 든든한 해결사이자 파트너가 되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