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여성 전용 고시텔 침입해 신발 냄새 맡은 뒤 훔쳐 간 남성,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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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 여성 전용 고시텔 침입해 신발 냄새 맡은 뒤 훔쳐 간 남성, 집행유예

2022. 07. 08 11:5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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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le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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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 고시텔 몰래 들어가 신발 냄새 맡은 남성

'여성 전용 고시텔'에 침입해 신발의 냄새를 맡고 훔쳐 간 남성. 그는 성적 목적이 있었다고 했지만, 현행법상 '물건'을 대상으로 한 성적 행위는 성범죄로 처벌할 수 없다. /온라인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지난해 여름, 검은 가방을 멘 남성이 부산의 한 건물로 들어갔다. 해당 건물은 '여성 전용 고시텔'이 있는 곳. 새벽 시간 사람이 뜸한 틈을 타 이곳에 들어간 남성은 조용히 신발장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신발 몇 개를 신중히 고른 뒤, 이내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았다.


이후 신발들을 훔쳐 달아났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또다시 같은 고시텔에 침입해 여성의 운동화 1켤레를 훔쳤다.


"신발이 자주 없어진다"는 고시텔 측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 이후 A씨의 이런 엽기적인 행동은 고시원 CC(폐쇄회로)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경찰은 추적 끝에 A씨의 집을 찾아냈고, 그곳에서는 여성용 운동화를 포함한 여러 켤레의 신발이 발견됐다.


성적 쾌감 충족시키려 훔쳤다는데, 왜 성범죄 적용 안 됐나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야간주거침입절도'다. 야간에 타인이 거주하는 곳(고시텔)에 침입해 재물(신발)을 절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A씨는 성적 쾌감을 채우기 위해 남의 신발을 훔치고 냄새를 맡았다. 이는 판결문의 범죄사실에도 적혀있다. 그런데도 왜 성범죄 혐의는 적용되지 않은 걸까?


그 이유는 바로 A씨의 범행 대상이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형법이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등 성범죄 관련 조항은 모두 '사람'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처럼 '물건'을 대상으로 한 성적 행위는, 당한 사람으로서는 불쾌감을 느낄 만한 행동이지만 현행법상 성범죄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반성하고 있다" 집행유예 1년

그렇다면, A씨의 처벌은 어땠을까. A씨 사건을 맡은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 심우승 판사는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심 판사는 "A씨는 야간에 여성 전용 고시텔의 신발장에서 신발들을 절취했다"며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 횟수도 1회에 그치지 않았다"며 이는 불리한 양형요소라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고시텔 측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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