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변호사 칼럼 (3)] 특별감찰관 부재의 짙은 그림자, 조국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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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변호사 칼럼 (3)] 특별감찰관 부재의 짙은 그림자, 조국의 몰락

2019. 09. 09 12:32 작성
박주현 변호사의 썸네일 이미지
ntslawy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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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감시받지 않은 최고 권력의 부패는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

세종대로에서 바라본 청와대의 모습. (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저작권자 (C) 연합뉴스

2019년 8~9월,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 일가의 비리의혹으로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조국가족펀드의 운용사 코링크PE(Private Equity)가 2017년 11월 가상화폐 사업에 투자했던 ‘레드코어 밸류업 1호’ 펀드를 예정보다 반년 먼저 청산했다. 그 시점이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정책을 발표하기 전으로 청와대 내부 정보가 흘러갔으리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국민의 실망감과 배신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허위논문, 허위상장, 허위인턴 등 입시비리겠지만, 더 심각한 불법은 결국 민정수석 재직 중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운용하면서 막강한 권력과 기밀한 정보를 이용하여 부를 축재하려고 한 것이다. 금번 인사청문회에서 논의는 되지 않았지만, 조국가족펀드가 가상화폐에 투자를 했다는 보도를 접한 후 ‘갈 때까지 갔구나'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모펀드와 가상화폐는 투자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돈 되는 건 다 했구나'란 추론마저 가능했다. 게다가 압수수색이 있기 전 한밤중에 조국 후보 배우자의 동양대 교수실 PC를 함께 가져간 사람이 펀드매니저 역할을 하던 사람임을 고려할 때, 입시비리와 조국가족펀드의 연관도 자연스레 이뤄져 버렸다.


금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경과를 보면서, 그 동안 아리송했던 문재인 정부하의 수많은 인사검증 실패, 김태우 수사관 양심고백, 손혜원 부패논란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했다.


‘만약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조국 후보의 사모펀드가 지금처럼 불거졌을까?’


대통령 비서실장, 민정수석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과 대통령의 배우자, 자녀 등 대통령 친인척의 비위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은 조국가족펀드와 같은 권력형 비리 등을 대상으로 한다. 특별감찰관법은 “공기업이나 공직 유관 단체와 수의 계약하거나 알선·중개하는 등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감찰대상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조국사모펀드의 서울시 등 관급수주와 같은 비위행위를 감찰하도록 하고 있다.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조국가족펀드는 사전에 포착이 되어 법무부장관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거나, 고발이나 수사의뢰조치가 이뤄졌을 것이다.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손혜원 부패논란 역시 사전 또는 직후에 감지되어서 언론을 들썩거리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2016년 9월 26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사직 처리된 이후 청와대 특별감찰관은 3년 동안 공백상태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소재한 특별감찰관실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매월 6000만 원 이상의 월세를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관급 한 자리를 방치하는 것 역시 솔직히 어렵다. 공수처 설치를 위한 것이라는 공백의 변은 청와대의 부패와 그 부패로 인한 국민적 충격 그리고 공수처 설치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 및 경과시간을 고려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견제·감시 받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이었던가? 혹시나 발견될지도 모를 비위행위를 청와대 내 야당 역할을 하는 특별감찰관에게 포착될 경우의 파장에 대한 두려움이었던가? 어떤 이유든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별감찰관 부재가 결국 큰 비리를 낳았다.


대통령의 권력이 막강할 때(이른바 집권초기), 민정수석 등 대통령의 최측근과 영부인 등 대통령의 친인척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권력은 대한민국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별감찰관 제도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비위행위에 대한 견제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를 걷어차 버렸으며, 그로 인해 조국가족펀드의 비위행위가 더 증폭된 형태로 세상에 드러나 버렸다. 그리고 지금껏 견제·감시 받지 못한 권력층들의 비위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당연한 추론이 가능하고, 특별감찰관 부재의 핵심책임은 바로 전 민정수석 조국 후보에게 있다는 점에서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묘한 감정이 든다.


조국 후보자가 가족일가의 숱한 의혹과 배우자의 기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퇴를 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지명철회를 하지 않고 있는 핵심원인 중 하나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특별감찰관을 3년간 방치하고 있었던 정부와 전 민정수석이 공수처를 설립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모든 권력개혁의 중심은 청와대인데, 청와대를 견제·감시하지 않으면서 곁가지에 대한 개혁을 추진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구나 이제는 비리의혹, 더구나 권력형 게이트라고 볼 수 있는 범죄혐의의 당사자가 사법개혁의 칼을 들 수 없다는 뼈아픈 비판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조국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수도 있겠지만, 그 임명은 결국 더 큰 파문을 부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천장지제궤자의혈(千丈之堤潰自蟻穴), 천길 높이의 둑도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 누구보다 권력자들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개미구멍일 때,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서 땜질하고 막았다면, 작금의 상황은 이처럼 크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사법개혁, 권력개혁 추진이 더 정당화되고 추진력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부재의 짙은 그림자는 결국 조국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지금이라도 조국의 몰락이 정부의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에 대한 견제·감시 및 그간의 비위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엄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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