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발부 전 자진출석 의사 전달이 핵심, 수사보고서 누락 시 위법 가능성은?
체포영장 발부 전 자진출석 의사 전달이 핵심, 수사보고서 누락 시 위법 가능성은?
변호인 선임 후 자진 출석 의사 밝혀도 '출석 불응' 간주
'출석 불응'의 법적 경계선과 피의자 대응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사기관이 피의자와 출석 일자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자진 출석 의사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누락한 채 체포영장을 청구하여 집행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법원은 수사기관이 영장 청구 시 피의자에게 유리한 사정을 의도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체포 및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인정하며 수사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실무상 경찰과 검찰은 통상적으로 3회 이상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한다. 춘천지방법원 판례(1999. 10. 07. 선고 98노1147 판결)에 따르면, 피의자가 3회에 걸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한 상태에서 발부된 체포영장은 설령 사후에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그 집행 자체는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피의자가 변호인을 선임하고 수사기관과 구체적인 조사 일정을 협의 중인 상황은 법적 판단이 다르다. 부산지방법원(2022. 8. 11. 선고 2021고단371 판결)은 피의자가 회사 관계자를 통해 자진 출석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수사관과 연락을 유지했음에도, 수사관이 "피의자가 소재 불명이며 출석 요구에 불응한다"고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여 영장을 발부받은 사건에서 해당 수사관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출석 불응의 경계선…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인가 조율인가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1항은 체포영장의 발부 요건으로 '범죄 혐의의 상당성'과 '정당한 이유 없는 출석 불응(또는 그 우려)'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범죄 혐의의 상당성은 유죄 판결을 확신할 정도의 증명은 아니더라도, 객관적 자료에 의해 합리적으로 뒷받침되는 혐의가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2018헌바212 결정).
문제는 '출석 불응'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법원은 단순히 약속된 날짜에 나오지 않은 사실만을 보지 않고, 피의자가 출석을 위해 노력했는지 혹은 수사기관의 사정으로 조사가 미뤄졌는지 등의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부산지방법원(2023. 2. 14. 선고 2022노2193 판결)은 피의자가 출석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수사관이 자신의 일정 때문에 조사를 보류시킨 뒤, 마치 피의자가 도주한 것처럼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법원의 영장 심사권을 침해하는 기망 행위라고 판시했다.
결국 피의자가 변호인을 통해 수사기관과 소통하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면, 이를 '정당한 이유 없는 출석 거부'로 단정하여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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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보고서 누락은 법원 기망… 실질적 영장 심사 강화 추세
체포영장은 신체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강제처분이기에 법관의 엄격한 심사가 요구된다. 형사소송규칙 제96조 제1항에 따라 수사기관은 체포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유리한 사정을 고의로 누락하는 행위는 사법적 통제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법원 실무 지침과 최근 판결들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출석 의사 표명 여부, 제3자를 통한 연락 가능성, 수사기관의 출석 보류 경위 등을 빠짐없이 수사보고서에 담아야 한다. 만약 이러한 핵심 정보가 누락된 채 영장이 발부되었다면, 피의자는 체포적부심사(형사소송법 제214조의2)를 통해 체포의 위법성을 다투고 석방을 도모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2023. 11. 9. 선고 2023도3451 판결)은 피의자가 소재를 숨긴 채 간접적으로만 출석 의사를 타진하거나 실제로는 도주 중인 경우에는 수사보고서의 일부 누락이 있더라도 곧바로 허위성이나 위법성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의자 입장에서는 변호인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 출석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영장 발부를 막는 핵심 방어 전략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