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에서의 묵비권 행사, 개인의 '자유'로 보호해줘야만 하는 일인가
역학조사에서의 묵비권 행사, 개인의 '자유'로 보호해줘야만 하는 일인가

21일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심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뉴스들이 연일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정부의 동선파악에 협조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확진자에 대한 뉴스다.
"나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사생활과 관련해 국가는 개인이 특정한 말을 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 헌법(제12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제283조의2 등)에서도 '진술거부권'을 규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개인의 동선은 사생활이라는 점에서 국가가 진술을 강요할 수 없다.
그러나 감염병에 걸린 환자가 검사도 거부하며 이후 동선에 대한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다른 시민들과 그 지역사회는 어떻게 될까. 자기도 모른채 감염병에 걸려 고통을 겪거나, 두려움에 떨면서 일상생활을 이어나갈 것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신뢰가 마비되고 그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결국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
이런 기본권 충돌 사이에서 우리 헌법은 길을 마련해 두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이다. 같은 조 제1항에 의해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인정되어 원하는 바를 자유로히 할 수 있지만,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 제37조
②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감염증 확진자(현재 의심환자에 대한 강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의 조사 거부 및 동선 묵비권과 같은 일을 대비해 마련된 법은 무엇일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 제18조에서 역학조사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률 제18조 제3항에 의할 때, ❶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 방해, 회피하는 경우 ❷역학조사시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❸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 또는 은폐하는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될 수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8조(역학조사)
③ 누구든지 질병관리본부장,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ㆍ방해 또는 회피하는 행위
2.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
3.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ㆍ은폐하는 행위
역학조사에 포함될 수 있는 사항은 동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역학조사의 방법은 시행령 제14조에 의해 설문조사, 면접조사, 인체검체 채취 및 시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2조(역학조사의 내용)
① 법 제18조제1항에 따른 역학조사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감염병환자등의 인적 사항
2. 감염병환자등의 발병일 및 발병 장소
3. 감염병의 감염원인 및 감염경로
4. 감염병환자등에 관한 진료기록
5. 그 밖에 감염병의 원인 규명과 관련된 사항
온 나라가 코로나19의 공포에 떨고 있다. 증상 초기에 검사를 거부해 조기 발견을 못 했고, 그 결과 격리가 이뤄지지 못해 사태가 이렇게 커졌다는 의혹이 공포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를 원해서 얻거나 퍼뜨리는 사람은 없다. 증상을 감지한 그 즉시 방역 당국에 알리고 협조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국가적 위기가 대한민국을 찾아왔지만, 언제나 협조 속에 잘 이겨냈다. 이번에도 현명한 국민들은 결국 답을 찾아내리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