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으로 하차한 연예인이 물어내야 할 돈은 얼마?⋯출연료+재촬영 비용+취소 광고수익까지
논란으로 하차한 연예인이 물어내야 할 돈은 얼마?⋯출연료+재촬영 비용+취소 광고수익까지
연예계 '학폭' '왕따' 논란 여파⋯지수, 나은 등 드라마 중도 하차 결정
계획 없던 추가 촬영 등 막대한 손해는 누가 부담하게 될까
대중문화예술인 방송출연표준계약서로 변호사들과 검토해봤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인들에 대한 '학교 폭력(학폭)'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지금. 대중문화예술인 방송출연표준계약서를 바탕으로 이번 '학폭 논란'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한 연예인들의 손해배상 범위를 알아봤다. /지수 인스타그램⋅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오리지널 에이틴2 캡처⋅그래픽 및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대중문화예술인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인들에 대한 '학교 폭력(학폭)'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지금. 눈여겨 볼만한 계약서가 하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하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인 방송출연표준계약서'가 그것이다.
연예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이 계약서에는 연예인(가수⋅배우 등)의 품위유지 의무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은 드라마 출연 계약을 맺었던 연예인이 학교폭력 논란 등으로 중도 하차했을 때 아주 중요해진다. 계획에 없던 추가촬영 비용 등 막대한 손해를 '누가 떠안을 것이냐'가 이 조항의 해석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폭로된 학교폭력 사건 대부분은 먼 과거의 일이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 책임조차 묻기 어렵다. 그런데 이처럼 먼 과거의 사건을 근거로 최근에 맺은 계약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로톡뉴스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들과 검토해봤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 중 몇몇은 현재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됐다.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지수와 SBS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역시 주연이었던 그룹 에이프릴의 멤버 나은이 대표적이다. 두 드라마는 각각 95%, 60% 정도의 촬영을 마친 뒤였지만, 재촬영이 불가피해졌다.
주연 배우 교체 비용, 수많은 스태프들의 인건비, 촬영 장소 대여비와 추가 홍보⋅마케팅 비용 등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 두 제작사.
변호사들은 "드라마 제작사가 위 조항을 근거로 논란 배우에게 '중도 하차'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드라마 제작사가 배우 측에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과거와 현재 등 '시기'로 구별해 해석하는 건 형평성 측면에 맞지 않다고 본다"며 "과거의 학폭 사건 등도 충분히 이 조항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유) 한별의 강민주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학폭 논란 등이 매우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고, 방송국 게시판에 하차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자료가 있으며, 드라마 불매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점 등이 제작사에게 유리한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PD&LAW 법률사무소의 한상훈 변호사는 "과거의 행위가 방송제작 측 손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는지 여부가 법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하차한 배우 측이 물어내야 할 손해배상액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크게 다음 네 가지를 고려해봤다.
①논란으로 하차한 배우에게 지급했었던 출연료
②교체 배우에게 지급하는 출연료, 추가 인건비와 홍보⋅마케팅 비용 등 추가 촬영에 발생하는 비용 일체
③논란 이후 기존 (드라마) 광고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 이때 발생하는 손해
④논란 이후 시청률이 떨어지는 경우 이때 저하되는 광고 기대수익
변호사들은 "출연료 반환 등 추가 촬영과 관련된 비용만큼은 인정될 것(①+②)"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청린의 김민기 변호사는 "논란이 된 배우에게 지급했던 출연료 및 배우 교체에 따른 추가 비용 등을 주장한다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①+②)"고 했고, 조은결 변호사도 "이 부분만큼은 통상적인 손해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인정될 수 있을 것(①+②)"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기존 광고 계약 취소에 따른 손해(③)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태연법률사무소의 김태연 변호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배상청구가 가능하다"고 했고, 강민주 변호사도 "특별손해로서 청구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특별손해란 상식적으로 생각되는 범위의 손해(통상손해)를 넘어서는 손해다. 특별손해는 배상책임 있는 사람이 해당 손해의 발생을 미리 알 수 있었을 때 한해서 인정된다. 강민주 변호사는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은 경우를 이야기했다.
해당 광고가 논란이 된 배우의 출연을 이유로 계약이 이뤄졌고, 이후 배우 측도 그가 하차하면 광고가 취소된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라고 했다.
다만, 광고 기대수익(④)에 대해서는 변호사들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태연 변호사는 "기대수익에 대한 입증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강민주 변호사도 "시청률은 매우 유동적이고, 기대수익 역시 예상치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고, 조은결 변호사 역시 "기대 수익 감소가 해당 배우 때문이라는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