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또 1등 됐으니 3억 줘" 소송 걸었는데...애초에 당첨금이 없었다
[단독] "로또 1등 됐으니 3억 줘" 소송 걸었는데...애초에 당첨금이 없었다
지인에게 당첨금 약정금 청구 소송
법원 조회 결과 "당첨 사실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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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로또 1등 되면 너한테 3억 줄게."
술자리 농담 같은 이 말이 법정으로 갔다. 원고 A씨는 피고 B씨가 로또 1등에 당첨됐으니 약속한 돈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걸었다. A씨가 주장한 B씨의 당첨금은 무려 21억이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였다.
A씨의 주장은 꽤 구체적이었다. B씨가 지난 2024년 10월 초, 로또 1등인 21억에 당첨됐고, 그중 3억을 자신에게 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세금 문제까지 거론됐다. A씨는 "B씨가 세금을 내야 하면 1억 5천만 원을, 세금을 안 내도 된다면 3억을 당첨금 수령 즉시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3억이라는 거액이 걸린 '약정금' 청구 소송은 그렇게 시작됐다.
법원 "약속 증거도 없지만, 더 중요한 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지난 6월 11일,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우선 두 사람 사이에 돈을 주겠다는 약속이 있었는지부터 의심했다.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3억을 주기로 한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가 A씨의 청구를 기각한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지조건이란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이 발생해야 법률행위 효력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즉, 설령 B씨가 A씨에게 돈을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치더라도, 그 약속이 유효하려면 전제 조건인 B씨가 로또 1등에 당첨되어 돈을 수령하는 일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팩트체크 해보니... "1등 당첨된 적 없다"
재판부는 팩트체크를 위해 은행에 사실조회를 요청했다. 결과는 허무했다. 법원이 조회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피고 B씨가 로또 1등에 당첨되거나 당첨금을 수령한 사실은 없었다.
21억 대박도, 3억 약속도 모두 실체 없는 허상이었던 셈이다. 소송비용 역시 헛물을 켠 A씨가 모두 부담하게 됐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가단95642 판결문 (2025. 6. 11.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