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논문 표절 논란, 형사 처벌 가능성 있을까? 변호사들 "100% 없다"⋯왜?
홍진영 논문 표절 논란, 형사 처벌 가능성 있을까? 변호사들 "100% 없다"⋯왜?

논문 표절 논란을 일으킨 홍진영이 6일 오후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엠에이치엔터테이먼트⋅RISS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캡처,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가수 홍진영이 결국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표절 논란이 인지 27시간 만이다. 앞서 국민일보는 지난 5일 홍진영 논문이 표절검사 사이트 '카피킬러'에서 표절률 74%를 기록했다면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홍진영 소속사는 "2009년 논문 심사 당시에는 인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것이 추세였다"고 해명했지만, 홍씨를 직접 가르쳤다는 교수가 "표절률은 74%가 아니라 99.9%"라고 재반박하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홍진영은 "석⋅박사 학위를 모두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공개했다.
반성문으로 모든 논란이 일단락되는 걸까. 일각에서는 아직 형사처벌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논문 표절은 저작권법 위반이고, 그걸 통해 논문 심사를 통과했다면 속임수를 써서 학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로톡뉴스 취재 결과, 홍진영의 표절이 사실이더라도 형사처벌 가능성은 전무했다. 두 혐의 모두 공소시효(7년)가 지났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전문가들은 이런 형사처벌 가능성보다 더 중요한 대목이 있다고 했다. "논문 표절은 단순히 일치율만으로 결론 내릴 수 없는 이슈"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논문 표절을 둘러싼 형사 처벌 이슈는 주로 저작권법과 관련한다.
우리 저작권법(제4조)은 저작물의 한 종류로 '논문'을 명시하고 있다. 그 논문의 저자가 아닌 사람을 저자로 표시하여 공개하게 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까지 처해질 수 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도 저작권법 위반과 함께 나오는 혐의다. 학위 논문은 특정 대학에서 논문 심사를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표절 논문'을 제시했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혐의다.
하지만 두 조항 모두 홍진영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재판에 넘겨지기 위한 시간적 한계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우리 형법은 특정 범죄 혐의마다 공소시효를 정해두고, 그 기간이 지나면 기소하지 못하도록 했다. 저작권법 위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모두 공소시효는 7년인데 홍진영은 2009년에 논문 심사를 받았다. 이미 4년 전인 2016년에 공소시효가 완료된 것이다.
민사적으로 손해배상 책임도 사라졌다. 소멸시효 규정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림의 김선하 변호사는 "홍진영에게 적용될 수 있을법한 민사소송은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라며 "이의 소멸시효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있은 날로부터 10년"이라고 말했다. 2019년에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이다.
형사 처벌⋅민사 책임이 공소시효⋅소멸시효의 완성으로 다소 맥없이 정리된 사안이지만, 변호사들은 홍진영 사태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고 했다.
30년 넘는 경력을 갖고 있는 저작권법 분야에 정통한 한 변호사(익명 요구)는 "저작권법을 특정 기술적인 수단에 종속되어 해석하는 풍조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카피킬러 같은 경우 민간기업이 개발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며 "문장, 문단 형태 등 자연어 비교방식에 의해서 일치어만 따지는 그런 기계적인 의존으로 인간의 가치판단이 종속될 수 있겠는가 하는 근본적 물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저작권자 보호 측면에서 그것은 공표된 저작물(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라며 "공표된 저작물에 대해서는 정당한 범위 내에서 공정한 관행에 따라 인용할 수 있고, 인용은 학문의 자유 영역"이라고 했다.
"홍진영의 논문 원작으로 알려진 2008년의 논문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서 모자이크 한 것 아니겠느냐"며 "원작의 아이디어가 홍진영에 의해서 더 많이 이용자들에게 공유됐다면 원작자의 입장에서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이익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손해배상 측면에만 접근하지 말고 오히려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접근도 해보면 어떨까"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단순히 문장이나 문단을 그대로 베껴 썼다고 해도 모두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표절의 대상이 저자의 '창작물'인지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김선하 변호사는 저작권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사하다는 점 외에, 유사한 부분이 원 논문 저자의 창작적 표현 형식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단어나 문장의 형식이 같다고 해서 저작권법의 위반이 아니라, '카피' 대상이 '창작물'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학위 논문이 표절일 경우, 해당 논문으로 얻게 된 학위도 '무효 처리' 될까. 변호사들은 학교 측이 나서지 않는다면 사실상 학위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김선하 변호사는 "학위 취소는 학교의 규정에 따라 처리될 것인데 학교가 취하지 않는 경우 학교에 민원을 넣는 외에는 사실상 제재하기 어려워보인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젊은 변호사도 "학교에서 직권 취소하는 게 아니면, 사실상 제재 방법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