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엑스 투자사 손해, 회사 넘어 임원 개인 정조준…서울고법 "부부가 70% 책임져라"
오메가엑스 투자사 손해, 회사 넘어 임원 개인 정조준…서울고법 "부부가 70% 책임져라"
오메가엑스 멤버 폭행·폭언으로 전속계약 파탄 낸 기획사 임원
일본 투자사가 제기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법원 "회사와 연대해 8억여 원 배상하라" 판결

오메가엑스 멤버들에게 폭언·폭행을 한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임원 부부에게 법원이 8억 5000여만 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소속 아이돌 그룹 오메가엑스 멤버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해 전속계약을 파탄 낸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대표 부부가 8억 원대의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소속 연예인에 대한 임원진의 부적절한 대우는 결국 그룹의 전속계약 해지 사태를 불렀고, 이는 곧 막대한 위약금 소송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회사 손해를 초래한 임원 개인에게도 무거운 배상 책임을 물었다.
"너희 끝내고 싶다"… 미국 투어 중 터진 폭언과 보복
11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오메가엑스는 2022년 하반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발단은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의 사내이사이자 대표의 배우자인 전 이사 A씨와 대표의 선을 넘은 행동이었다.
판결문에 적시된 이들의 행동은 소속 연예인 관리의 정상적 범위를 크게 벗어나 있었다. 2022년 8월, 대표는 회사와 사전 상의 없이 라이브 방송을 한 멤버에게 "이 XX가 진짜! XX의 XX가"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미국 투어 중이던 9월에는 사태가 더 심각해졌다. 일부 멤버가 호텔 금연실에서 흡연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자, 이사 A씨는 "너희 끝내고 싶다. 진짜. 내일 공연 취소할 거고 미주 공연도 다 취소하고 있어"라며 위협했다.
심지어 10월 공연 직후에는 자신에게 감사 인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멤버 재한의 티셔츠 후드 부분을 잡아당겨 바닥에 넘어뜨리는 폭행까지 저질렀다.
이후 폭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들 부부는 보복에 나섰다. A씨는 멤버들의 귀국 비행기표를 일방적으로 모두 취소해버렸고, 대표는 단체 행동을 하는 멤버들에게 "후회하게 해 줄 것"이라는 문자를 수차례 보냈다.
결국 극심한 스트레스로 일부 멤버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오메가엑스 멤버 전원은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불똥 튄 2억 엔짜리 일본 계약… "남은 계약금 토해내라"
진짜 문제는 태평양 건너 일본에서 터졌다. 앞서 2021년 3월, 일본의 매니지먼트사(투자사)는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측과 오메가엑스의 일본 활동 독점 위탁 계약을 맺고, 아티스트 계약금 명목으로 2억 엔을 지급한 상태였다.
계약서에는 '멤버가 소속사를 떠날 것이 분명해져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 미경과 계약기간에 상당하는 비율의 계약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투자사 측은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소속사를 떠나자 즉각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남은 기간에 해당하는 1억 3000만 엔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소속사 측은 "멤버들이 과거 작성한 일본 활동 동의서가 있으니 계약 이행이 가능하다"고 버텼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제16-3민사부(재판장 이원석)는 "해당 동의서는 신뢰 관계가 깨지기 전 작성된 것"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재판부는 소속사가 투자사 측에 12억 1,672만 2,000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투자사 "회사가 망가졌으니 임원이 갚아라"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투자사 측은 껍데기만 남은 소속사 대신,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대표와 이사 A씨 개인의 지갑을 직접 겨냥했다.
법리는 상법 제399조 제1항을 파고들었다. 이는 회사의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 회사에 대해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조항이다.
즉, 대표 부부의 갑질로 인해 회사가 12억 원대 빚을 지게 됐으니, 무자력 상태인 소속사를 대신해 투자사가 직접 임원들에게 돈을 청구한 것이다.
법원은 투자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오메가엑스 소속사의 대표이사, 사내이사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멤버들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임무 해태로 인해 결국 소속사가 거액의 반환 의무를 부담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다만, 1심과 항소심 법원 모두 임원 부부의 배상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100%가 아닌 70%로 제한했다.
법원은 "일부 멤버가 미국 투어 중 음주하거나 호텔 방에서 흡연하는 등 일탈 행동을 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점, 그리고 계약 해지 이후 대표가 새로운 소속사를 통해 일본 활동을 이어가려 손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판결에서 1심과 달라진 대목은 바로 환율 적용 시점에 따른 배상액의 변화다.
1심은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된 무렵인 2022년 말 기준 환율을 적용해 소속사가 뱉어내야 할 돈을 약 12억 5,712만 원으로 계산하고, 이에 따른 임원 부부의 70% 배상액을 8억 7,998만여 원으로 산정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6년 3월 기준의 엔화 환율(100엔당 935.94원)을 새롭게 적용했다.
그 결과 소속사의 반환금은 약 12억 1,672만 원으로 조정되었고, 임원 부부가 연대하여 갚아야 할 배상액 역시 8억 5,170만여 원으로 소폭 감액됐다.
결과적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이사 A씨와 대표가 소속사와 연대하여 전체 배상액의 70%인 8억 5,170만여 원 및 지연손해금을 투자사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참고] 서울고등법원 제16-3 민사부 2025나210326 판결문 (2026. 5. 1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