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미수범을 위한 법원의 변명 "어른이 주는 술 거절하지 못하고 마셔, 만취해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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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미수범을 위한 법원의 변명 "어른이 주는 술 거절하지 못하고 마셔, 만취해 생긴 일"

2020. 09. 29 13:54 작성2020. 10. 06 15:50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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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길 가던 행인 강제로 끌고 가 강간 시도한 남성

1심·2심 재판부, 만취해 벌인 '우발적 범행'으로 판단해 선처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보고 감형해준 강간 미수사건. 사건은 지난해 추석 연휴로 거슬러 올라간다. /셔터스톡

지난해 추석. 한 남성의 '강간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거리를 배회하던 남성 A씨는 우연히 마주친 피해자를 강제로 끌고 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 일로 충격을 받은 피해자는 끝까지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 용서하지 않은 건 당연했다.


하지만 재판에서 A씨는 선처받았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였던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 부장판사)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감형했다.


그 우발적 범행의 원인은 바로 '술' 때문이었다.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이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된 것이다.


만취한 상태에서 산책하다 우연히 만난 피해자 상대로 범행

추석을 맞아 충남의 처가에 방문한 A씨. 그곳에서 만난 친척 어른들은 그에게 술을 권하기 시작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주량인 소주 1병 이상을 마시고 있었다. 확인된 양만 소주 4~5병. A씨는 술을 깰 겸 산책을 한다며 집을 나섰다. 자정을 10분 정도 남긴 야심한 시각이었다.


A씨가 인근 초등학교를 지날 때였다. 그는 자신의 앞을 걸어가던 여성 B씨를 보고 범죄를 저지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선 B씨의 뒤로 다가가 입을 막은 뒤 주택가로 끌고 갔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목을 졸리기도 했다.


하지만 B씨가 소리를 지르자, A씨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고 범행은 미수로 끝났다.


이 모습은 근처에 설치돼 있던 CC(폐쇄회로)TV에 담겼다.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보여주듯 현장엔 B씨의 머리핀이 떨어져 있었다.


1심, "술에 취한 피고인이 충동적으로 범행 저질렀다" 징역 1년 6개월 선고

지난해 12월. A씨에 대한 재판이 대전지법 논산지원에서 열렸다.


1심을 맡은 제1형사부(재판장 박헌행 부장판사)는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커다란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수법과 내용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선처했다. △피고인의 범행 자백 △반성 △초범인 점을 들었다. 그리고 피고인이 주량 이상으로 술을 마신 상태였다는 점도 고려했다.


박헌행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주량이 소주 1병 정도인데, 이 사건 범행 당시 소주 4~5병을 마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 결과,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내렸다.


2심, "어른들이 권하는 술 거절하지 못해⋯우발적 범행" 징역 1년으로 감형

하지만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이틀 만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지난 4월, 대전고법 제1형사부에서 항소심이 열렸다.


1심에서 인정됐던 '술'로 인한 선처 사유가 2심에서도 그대로 인정됐다. 이준명 부장판사는 "어른들이 권하는 술을 거절하지 못하고 모두 마신 탓에 크게 취하여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성폭행 행위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유리한 사유로 판단하며 또 한 번 형을 깎아줬다.


A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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