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가계정 만들어 염탐, 스토킹일까?…변호사들 "반복성이 처벌 핵심"
SNS 가계정 만들어 염탐, 스토킹일까?…변호사들 "반복성이 처벌 핵심"
피해자 합의가 관건

여성 SNS를 3년간 몰래 염탐한 남성이 통매음죄 처벌 후, 스토킹 혐의로 추가 고소됐다. /셔터스톡
3년간 여성의 소셜미디어(SNS)를 몰래 훔쳐본 남성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처벌 후 스토킹 혐의로 추가 피소돼 법적 판단을 구하고 나섰다.
A씨의 ‘그림자 염탐’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짜 계정을 만들어 한 여성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몰래 지켜봤다. 피해자는 A씨의 존재를 눈치채고 “염탐을 그만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A씨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피해자가 A씨의 계정을 차단하자, 그는 또 다른 가짜 계정을 만들어 끈질기게 염탐을 이어갔다. 지난 5월, A씨는 피해자에게 단발성 성희롱 메시지까지 보냈고, 결국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위반)로 벌금 200만원과 40시간의 성범죄 예방 교육 이수 명령을 받았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처벌을 받은 지 불과 일주일 뒤, A씨는 경찰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고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첫 조사에서 염탐 사실을 인정하고 “다시는 안 하겠다”고 다짐했기에, 이번 고소가 통매음 처벌에 포함된 행위가 아니냐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SNS 염탐, 스토킹 될까?…반복성이 핵심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할 때 성립한다.
민경남 변호사(법률사무소 태희)는 “피해자가 염탐 중단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차단했음에도, 새 계정을 만들어 행위를 계속한 점은 지속성과 반복성을 충족시켜 스토킹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찬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 역시 “차단 후 계정 재생성 등 집요성이 인정돼 스토킹 성립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벌금 냈는데 또 처벌?…이중처벌 아닐까
A씨가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은 이중처벌 여부다. 이미 통매음죄로 벌금을 냈는데, 같은 행위(염탐)를 근거로 또 처벌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두 죄가 명백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박상우 변호사(법무법인 의담)는 “단발성 성희롱 발언은 통매음죄지만, 그와 별개로 장기간의 염탐 행위 자체는 새로운 범죄인 스토킹범죄로 분리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매음죄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스토킹범죄는 개인의 사생활 평온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보호하는 법익이 다르고, 범죄의 핵심 요건도 달라 별개 범죄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가중처벌 가능성…실형까지 나올 수도
문제는 처벌 수위다. 변호사들은 통매음죄 처벌 전력이 스토킹 혐의 재판에서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해 처벌이 무거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엘)는 “통매음죄 처벌 직후 다시 범죄가 문제 된 경우 사안이 매우 중하다”며 “이전과 같은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 만약 재판에서 반성의 기미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