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만을 공유했어도, 1대1 쪽지로 전달했어도⋯모두 온라인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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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만을 공유했어도, 1대1 쪽지로 전달했어도⋯모두 온라인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2020. 02. 05 18:14 작성2020. 02. 07 13:17 수정
박소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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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후기 '맘 카페'에서 쪽지로 공유한 A씨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 성립 '가능'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면 처벌받진 않지만 '위험성'은 있어

최근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한 A씨.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정보를 공유했을 뿐인데 명예훼손이 되는지도 궁금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고요?"


경찰서에서 온 전화 한 통에 A씨는 혼이 나갔다. 한 어린이집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한 달 전, A씨는 아이를 보낼 어린이집을 인터넷으로 찾고 있었다. 관심이 가는 어린이집을 발견했지만 고민에 빠졌다. 그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어머니로부터 '안 좋은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그곳에 아이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지역 '맘카페'에 "어린이집 입학취소를 결정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A씨에게 수많은 엄마들이 "대체 왜 입학 취소를 한 거냐?"며 쪽지를 보냈다. A씨는 자신이 들었던 부정적인 경험담을 공유했다.


그러다 해당 어린이집에도 A씨의 경험담이 들어갔고, 그렇게 명예훼손 고소가 진행된 것이다.


A씨는 남에게 들은 '사실'만 전달만 했을 뿐인데 명예훼손이 되는지 의문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정보를 공유했을 뿐인데 명예훼손이 되는지도 궁금하다.


사실만을 전달했어도⋯명예훼손 성립 가능

우선 A씨가 한 행동이 명예훼손이 되는지 검토해봤다.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 ①공연성 ②특정성 ③사회적 가치⋅평가의 침해 가능성이다. 모두 성립한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다.


불행히도 A씨의 경우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할 수 있다. 특정성(②)은 확실하다. A씨가 특정 어린이집에 대한 경험을 공유했기 때문에 피할 길이 없다.


공연성(①)은 성립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2008년 대법원은 "일대일 쪽지로 사실을 전달했어도 공연성을 충족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했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가치⋅평가를 침해할 가능성(③) 역시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판례상 사회 통념상 어떤 발언으로 인해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됐다면 이 요건을 성립했다고 본다.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면 처벌받진 않지만⋯

그렇다면 A씨는 명예훼손죄로 처벌되기만을 기다려야 할까.다행히 A씨에게는 강력한 방어 수단이 하나 있다. "비방할 목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황금률 박성현 변호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명예훼손의 경우 상대방에 대한 비방의 목적 유무에 따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이 있으면 범죄가 성립하고 그렇지 않다면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A씨가 어린이집 운영진을 비방할 목적으로 그런 경험담을 공유한 게 아니라면, 처벌받지 않는다. 실제 정보통신망법(70조)에는 사이버 명예훼손죄의 첫 번째 구성요건으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라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 조항으로 처벌할 수 없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같은 부모 입장에서 어린이집을 잘 선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들은 내용을 가감 없이 전달한 것이라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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