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인데 3억 빚…소득 있어도 '파산 신청'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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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인데 3억 빚…소득 있어도 '파산 신청' 가능할까?

2026. 07. 22 14:55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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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사문서위조로 15년째 고통

최근 법원서 시효 연장 소송장까지 날아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잇는 A씨는 15년 전 생긴 억울한 빚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지인이 멋대로 인감증명서를 가져가 A씨를 3억원 채무의 연대보증인으로 세웠기 때문이다.


지인은 사문서위조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민사소송에서는 A씨가 패소하며 빚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 일로 가정이 무너졌고, 언제 월급이나 집안 살림에 압류가 들어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살아왔다.


최근에는 빚의 소멸시효(10년)가 다가오자 채권자로부터 시효를 연장해달라는 소송 서류까지 받았다. 소득이 있어 개인파산은 어렵다는 말을 들은 A씨는 막막함 속에 변호사들을 찾았다. 정말 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걸까?


지인이 위조한 3억 빚, 15년째 족쇄로…'파산'은 불가능할까


A씨의 고통은 2009년 시작됐다. 지인이 A씨의 인감증명서를 무단으로 도용해 3억원의 연대보증을 서게 했다. A씨는 지인을 고소했고, 지인은 사문서위조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 채권자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A씨는 패소했고, 3억원의 빚은 법적으로 확정됐다. 이후 2017년 유체동산 압류(일명 빨간딱지)를 당했고, 이듬해에는 가정불화 끝에 이혼까지 하게 됐다.


최근에는 판결 확정 후 10년이 지나자 채권자로부터 소멸시효를 연장하기 위한 소송 서류를 받았다. A씨는 개인회생을 알아봤지만, 월 소득에서 150만원대 생계비를 뺀 나머지를 모두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말에 좌절했다. 파산을 하고 싶지만, 택시 기사로 일하며 소득이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까 걱정이다.


소득 있어도 파산 가능…법원은 '변제 불능 상태'를 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득이 있어도 개인파산 신청은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법원이 소득 유무가 아니라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는 '지급불능' 상태인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법원은 소득 유무가 아니라 수입으로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택시 소득이 생계에 빠듯한 수준이라면 파산 요건을 충족할 수 있으므로, 소득 때문에 파산을 포기하실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핵심은 택시운송업 수입에서 차량 유지비, 유류비, 보험료, 주거비, 치료비 등 필수 지출을 뺀 뒤에도 3억 원대 채무를 갚을 수 없는 상태인지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우리 법원은 채무자의 나이, 직업, 소득, 재산, 부채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불능 상태를 판단한다. 단순히 장래 소득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파산 신청을 절차 남용이라며 기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기도 하다.


'억울한 빚'이라는 사정, 파산 심사에서 오히려 유리할 수도


A씨처럼 자신의 잘못이 아닌 타인의 범죄로 빚을 떠안게 된 사정은 파산 및 면책 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유리한 사정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본 채무는 질문자님의 낭비나 사행성 행위가 아니라 타인의 위조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오히려 면책 심리에서 유리하게 평가될 수 있는 사정이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 역시 "명의를 도용당해 떠안은 채무라는 사정은 오히려 면책 판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A씨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채권자가 제기한 시효 연장 소송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시효 연장 소송이 진행 중인 지금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툴 수 있는 시점"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회생을 한다면? '택시 영업비' 등 추가 생계비 인정받아야


만약 파산이 아닌 개인회생 절차를 밟게 되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법에서 정한 최저생계비 외에 추가적인 생계비를 인정받아 월 변제금을 낮추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개인회생을 진행할 경우에도 택시 유류비, 차량 유지비 등 업무상 필수 지출 비용을 소득에서 공제하거나, 주거비 및 추가 의료비 등을 적극 소명하여 법정 생계비 이상의 실질 생계비를 인정받아 변제금을 낮추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 또한 개인회생 시 '실질 생계비'를 설득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실제 소득의 변동성, 주거비·의료비 등 필수 지출에 대한 객관적 자료(계약서, 영수증, 통장 내역 등)를 최대한 정리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의 사례는 소득과 지출, 재산 내역을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해 파산과 회생 중 더 유리한 절차를 선택하고, 동시에 시효 연장 소송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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