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전동킥보드·휠 타면 음주운전일까?
술 마시고 전동킥보드·휠 타면 음주운전일까?
법 개정으로 처벌 완화됐지만
사고 시 형사 책임은 여전히 무거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인 A씨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전동킥보드를 타고 귀가하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 A씨는 "킥보드가 무슨 음주운전이냐"며 억울해했지만, 경찰은 단호했다. 과연 술을 마시고 전동킥보드나 전동휠을 타는 것은 법적으로 음주운전에 해당할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다"이다. 도로교통법상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전동킥보드나 전동휠을 운전하는 행위는 명백한 음주운전이다. 특히 "범칙금만 내면 끝"이라고 생각했다가 자동차 운전면허까지 모조리 취소되는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20년 12월, 운명 가른 법 개정
과거에는 전동킥보드와 전동휠이 '원동기장치자전거(오토바이)'로 분류되어 자동차 음주운전과 똑같이 처벌받았다.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징역형이나 거액의 벌금형은 물론, 면허 취소·정지 처분까지 내려졌다.
하지만 2020년 12월 10일,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동킥보드와 전동휠(시속 25km 미만, 중량 30kg 미만)이 '개인형 이동장치'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분류되면서, 법적으로 '자전거 등'에 속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형사 처벌 규정은 대폭 완화되었다. 개정법은 자동차 음주운전 처벌 조항에서 개인형 이동장치를 제외하고, 대신 자전거 음주운전과 동일하게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했다. 실무상으로는 적발 시 범칙금 10만 원(측정 거부 시 13만 원)이 부과된다.
벌금 싸다고 방심했다간... 자동차 면허까지 날아간다
가장 큰 오해는 "처벌이 약해졌으니 면허도 안전하다"는 착각이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형사 처벌은 약해졌지만, 행정 처분은 여전히 자동차와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 음주운전 적발 시,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면허 정지, 0.08% 이상이면 면허 취소 처분을 받는다.
더 무서운 것은 이중 면허 취소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면, 해당 운전자가 보유한 제1종 대형, 보통 면허 등 모든 운전면허가 일괄 취소된다.
대법원 "과거 음주운전도 개정법 적용"… 소급 적용 인정
법 개정 이전에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대법원은 이들에게도 바뀐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동킥보드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보다 위험도가 낮음에도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과잉 처벌"이라며, 법 개정이 반성적 고려에서 이뤄진 만큼 피고인에게 유리한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과거 무거운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던 운전자들도 개정법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되었다.
처벌 약해졌다고 안심?… 김수열 변호사 "사고 나면 형사처벌 못 피해"

처벌이 약해졌다고 해서 "걸려도 벌금 좀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단순 음주 적발은 범칙금으로 끝나지만, 사고를 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의 김수열 변호사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는 단순 적발에 한정된 이야기"라며 "만약 음주 상태에서 전동킥보드를 몰다가 사람을 다치게 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적용되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즉, 킥보드 역시 법적으로는 '차'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사 사고 발생 시 자동차와 동일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다.
또한, 내 전동킥보드가 '개인형 이동장치' 기준(시속 25km 미만, 중량 30kg 미만)을 벗어난다면 여전히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어 자동차 음주운전과 동일한 무거운 처벌과 면허 행정 처분을 받게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술 마시고 잡은 킥보드 핸들, 가벼운 벌금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와 무거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딱 한 잔의 유혹이 인생을 흔들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