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결혼·여행 취소 위약금, 이런 경우 낸다? 안 낸다?
코로나19로 인한 결혼·여행 취소 위약금, 이런 경우 낸다? 안 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국내 위약금 관련 상담 건수 약 1만 5000건
변호사가 제시하는 사례별 가이드라인

1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체크인 카운터 안내판이 비어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입국 금지라는데 해외여행 취소가 안 된다고?
'코로나19' 사태의 불똥이 '위약금 분쟁'으로까지 튀고 있다. 전염병이 도는 상황에서 결혼식, 해외여행 등을 취소했을 때 '위약금(취소 수수료)을 얼마만큼 내야 하느냐'는 분쟁이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 소비자센터'에 접수된 관련 상담 건수는 약 1만 5000건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의 정확한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확한 사법부의 판단도 아직이고, 공정위도 "기준을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현재의 조석근 변호사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가이드를 제시한다.
조 변호사는 "핵심은 '단순 변심인가, 천재지변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단순 변심이라면 위약금을 내야 하고, 천재지변이라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첫 번째 기준은 소비자의 '단순 변심' 여부다.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할지라도, 단순 변심에 해당한다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 소비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걱정으로 소비자가 먼저 계약을 해지한 경우 : 위약금 내야 한다
소비자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서 당초 계획을 철회하는 경우다. 이때는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게 조석근 변호사의 의견이다. 우리 법원 태도로 미루어볼 때, 감염 확률이 높다는 사정은 단순 변심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조석근 변호사는 "이런 경우 소송을 해도 위약금 없이 해지가 어려울 수 있다"며 "업체 측에 일정 변경이나 합의를 요청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폐쇄 조치 등으로 인해 업체가 먼저 계약을 해지한 경우 : 위약금 안 내도 된다
반대로 여행사가 먼저 '계약해지'를 소비자 측에 제안할 경우엔 소비자는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업체 측의 사정에 따라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비자가 업체 측에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다. 계약 해지로 발생하는 제3의 손해까지 여행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석근 변호사는 "(여행사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여행 장소에 있는) 별도의 다른 계약까지 취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연쇄적인) 손해가 생긴다는 것을 업체가 이미 알고 있던 경우라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여행자가 투어 일정에 맞춰 호텔을 예약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사가 투어를 취소하게 됐다면 별도로 발생한 호텔 취소 위약금 등을 여행사에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 기준은 천재지변 인정 여부다. 천재지변으로 인정된다면,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불가항력(不可抗力⋅사람이 막을 수 없는 일)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상대 국가에서 입국 금지⋅제한하는 경우 : 사안별로 다르다
여행을 가려는 나라에서 한국인을 입국 금지하거나 강제 격리시키는 경우엔 조금 복잡하다. 조 변호사는 "개별 여행 사례마다 다르다"고 했다.
만일 '반드시 해당 날짜에 여행을 가지 않으면 전혀 의미가 없는 경우'라면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정해진 날짜에 있는 미룰 수 없는 행사에 가기로 하고 계약한 여행이라면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단순 여행이었다면, 위약금을 내야 할 수 있다. 일정을 미루면 입국 금지나 제한이 풀릴 수도 있으므로, 아예 취소하기로 결정하면 위약금을 면제받기 어렵다.
다만, 일정을 바꾸면서 다른 손해가 생긴다면 지연 손해를 따로 배상받을 수 있다. 여행사의 일정이 바뀌면서 연쇄적으로 항공기나 호텔 일정이 함께 바뀌거나, 일정 변경에 따른 추가 수수료나 위약금이 발생하는 경우다.
![[국제선 출ㆍ도착은 0편]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국제선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이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20-03-16T17.31.58.963_936.jpg)
조석근 변호사는 "지연 손해를 이유로 상대 업체와 위약금 없는 계약해지 조건으로 협상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업체에게 "지연 손해를 청구하지 않을 테니, 위약금을 면제해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위약금을 내야 할 때도, 그 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면 방법이 있다. 법률적으로 감액 또는 무효 주장이 가능하다.
조석근 변호사는 "예를 들어 계약금이 1000만원일 때 계약금 몰취(沒取⋅박탈)를 넘어서, 별도로 그 이상의 위약금으로 계약금의 5배 이상에서 10배를 요구하거나, 계약금과 무관하게 5000만원에서 1억원을 요구하는 경우 주장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