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편이 재산 줄 때 '세금·이자' 떼고 주겠다는데... 맞는 말인가요?
바람난 남편이 재산 줄 때 '세금·이자' 떼고 주겠다는데... 맞는 말인가요?
20년 헌신 끝에 마주한 배신
그리고 치열한 재산분할 전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외롭게 자란 A씨에게 가족은 간절한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A씨는 20살에 남편을 만나 22살 어린 나이에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가진 것이라곤 젊음 뿐이었던 부부는 밤낮없이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장만했고, 남편이 세금을 아끼겠다며 설립한 법인 명의로 사들인 부동산도 시세가 훌쩍 뛰었다. 자녀들도 다 컸고 이제는 인생을 즐길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던 순간, A씨의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믿었던 남편이 15살이나 어린 여성과 외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배신감에 치를 떨던 A씨는 아이들을 위해 조용히 협의이혼을 제안했다. 조건은 명확했다. "남편 명의 아파트와 법인 부동산 시세를 합쳐 절반을 달라." 20년간의 헌신에 대한 정당한 요구였다.
하지만 남편의 반응은 냉담했다. 남편은 "현금을 주려면 부동산을 팔아야 하는데, 대출 이자에 양도소득세까지 내고 나면 시세의 절반을 챙겨줄 수 없다"며 A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억지 같기도 한 상황. 과연 재산분할 시 세금과 대출 이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팔지도 않은 부동산, 세금 미리 떼나요?"
남편의 주장대로 부동산을 처분할 때 발생할 양도소득세나 중개수수료를 미리 공제하고 재산분할을 해주는 것이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판결로 갈 경우 원칙적으로 공제되지 않는다.
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우진서 변호사는 "판결로 재산분할이 이루어질 경우, 발생할 세금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재판이 끝나는 시점에 실제로 부동산을 매도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비용을 미리 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예외는 있다. 소송 도중에 실제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비용 지출이 확정된 경우에는 이를 반영할 수 있다. 또한 판결이 아닌 조정(합의) 단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 변호사는 "부동산을 처분해야만 재산분할금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서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매도 가격, 세금 부담 비율 등을 쌍방 합의로 정해 조정으로 마무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낼 대출 이자도 빚인가요?"
최근 고금리 기조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 남편은 앞으로 갚아나가야 할 대출 이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하다.
우진서 변호사는 "대출 원금은 소극재산으로 분할 대상이 되지만, 장래에 발생할 이자는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변동금리 등으로 인해 금액을 확정할 수 없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채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부분 역시 조정이나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다르게 정할 여지는 있다.
"법인 명의 부동산, 내 몫은 없나요?"
A씨의 남편은 개인 명의 아파트 외에도 주식회사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남편은 법인 재산은 별개라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우진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주식회사 명의의 부동산은 법인이라는 별도 인격체의 소유이므로 직접적인 부부 공동재산으로 나누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우 변호사는 "남편 개인 회사이거나 부부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라면, 부동산 자체를 나누는 대신 남편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해 재산분할에 포함시킨다"고 설명했다. 재무제표상 부동산이 자산으로 잡혀있기 때문에, 주식 가치를 평가할 때 부동산 가액도 자연스럽게 반영된다는 것이다.
결국 A씨의 경우, 남편이 주장하는 미래의 세금과 이자 걱정에 위축될 필요 없이, 현재 형성된 자산 가치와 주식 평가액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