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벽 무너진 '거제 폭우' 현장, 위태로운 정화조⋯"가스통 터질라" 애타는 주민들
옹벽 무너진 '거제 폭우' 현장, 위태로운 정화조⋯"가스통 터질라" 애타는 주민들
지반 쓸려나가 위태로운 피해 현장
"정화조 터지면 어쩌나" 주민들 발 동동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일대 상가가 지난 15일부터 내린 집중 호우로 파손된 모습. /연합뉴스
폭우로 무너진 옹벽과 아슬아슬한 가스통, 2차 피해 공포에 떠는 거제 주민들의 애타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건물 뒤편 지반이 쓸려 내려가고 창고가 무너졌다. 당장 뒷마당 바닥이 갈라져 가스통과 정화조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행정 당국의 안전점검은 기약이 없다.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거제시 일운면 주민 김지현 씨의 아찔한 현재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폭우라는 천재지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지만, 만약 금이 간 정화조나 가스통이 파손돼 이웃에게 피해를 준다면 법적 책임은 누가 지게 될까.
자연재해라도 2차 피해 방치하면 '소유자 책임'
김씨가 거주하는 3층 건물에는 네 가구가 모여 산다. 현재 폭우로 진입로가 막히고 지반이 무너져 네 가구 주민 모두 면사무소 대피소로 대피한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뒷마당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정화조와 가스통이다.
방송 인터뷰에서 김씨는 "바닥 곳곳에 균열이 생겨 점점 주저앉고 있는 상황이고, 정화조까지 파손되면 오물이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 수밖에 없다"며 "인근 주민들에게까지 피해가 번지는 2차 사고가 우려돼 가장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건물 소유주에게 민법상 공작물 책임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민법(제758조)은 공작물의 설치나 보존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 점유자나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1차적인 원인이 폭우라는 자연재해였더라도, 붕괴 위험을 인지한 상태에서 방치해 가스 폭발이나 오물 유출로 주변 상가나 이웃집에 피해를 준다면 건물주 역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인명 피해 수습 먼저라 기다려 달라"는 지자체
답답한 마음에 김씨가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기다려달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너무 많은 피해가 있기 때문에 인명 피해 쪽으로 먼저 하고 있어서, 우리는 조금 기다려 달라는 말씀만 전해주셨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의 안전점검 없이는 가스통 조치도, 자택 복귀도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씨는 "3년 전에 한 번 이런 일이 있어서 복구작업을 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가스통과 정화조, 옹벽에 부착된 에어컨 실외기 상태를 전문가들이 조속히 현장에서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대형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행정 당국의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