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걱정이 너무 많아" 1억 삼킨 '코인 연애적금'…보이스피싱보다 구제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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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걱정이 너무 많아" 1억 삼킨 '코인 연애적금'…보이스피싱보다 구제 어려운 이유

2026. 03. 19 17:07 작성2026. 03. 19 17:07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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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면 징역 1년 이상·수익의 5배 벌금

그래도 피해 회복은 요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생의 인연이라 믿었던 연인의 달콤한 속삭임은 1억 원을 가로채기 위한 캄보디아 사기 조직의 철저한 대본이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나 데이팅 앱을 통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연애 빙자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9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1억 원의 피해를 낳은 이른바 '코인 연애적금' 사건의 전말과 법적 구제 방안이 다뤄졌다.


남성 A씨는 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 B씨와 몇 달간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고 삶의 진정한 인연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B씨가 제안한 높은 수익률의 '코인 연애적금'은 범죄였고, 결국 A씨는 1억 원이 넘는 돈을 잃었다.


캄보디아 거점 둔 조직적 범죄…의심하면 "오빠 어디 가겠어" 안심시켜


이는 한 개인의 단순한 사기극이 아니었다.


방송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의 안수진 변호사는 "이들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중국인 총책이 확보한 인적 사항을 토대로 무작위 연락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에 걸쳐 유대감을 쌓은 뒤 쇼핑몰 구매대행 부업이나 코인 적금을 권유했다.


피해자가 의심하는 낌새를 보이면 여성 조직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오빠한테 들어가지 그럼 어디로 들어가겠어", "24시간 내로 이자 들어와", "오빠 지금 걱정이 너무 많아"라며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안수진 변호사는 "연애적금이라는 공식적인 금융상품은 존재하지 않으며, 입금한 돈은 가짜 투자 플랫폼이나 대포계좌로 들어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발적 송금 탓에 '골든타임' 놓쳐…계좌 지급정지도 난관


가장 큰 문제는 피해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안수진 변호사는 "사기 조직들이 대부분 해외에 거점을 두고, 돈을 받은 뒤 여러 계좌로 분산하거나 가상자산으로 바꿔버리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특히 로맨스 스캠은 "지금 당장 돈을 보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며 급박한 상황을 연출하는 보이스피싱과 구조적으로 다르다. 감정을 매개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자금을 편취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송금했다'고 해석될 법적 여지가 생긴다.


안수진 변호사는 "피해를 인지하는 시기 자체가 늦고, 수치심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현행법상 전기통신금융사기로 명확히 포섭되지 않아 계좌 지급정지 절차가 신속히 이루어지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형량은 '징역 1년 이상'…의심 거래엔 금융기관 개입 필수


수사기관에 붙잡힌 조직원들은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안수진 변호사는 캄보디아 조직원들에게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거된 조직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자가 19세였으나, 현행 소년법상 19세 미만만 소년으로 보호받으므로 성인과 동일한 형사 절차를 밟게 된다.


주변의 개입으로 가까스로 2차 피해를 막은 극적인 사례도 소개됐다.


70대 지적장애 여성이 은행에서 500만 원을 송금하려 하자,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이 "저와 함께 투자해 50억 원을 벌어보자"는 내용의 오픈채팅방 대화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수진 변호사는 "본인 계좌의 돈을 송금하겠다고 하면 원칙적으로 막기 어렵지만, 금융기관도 의심스러운 거래가 있을 경우 잠시 송금을 보류하는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로맨스 스캠에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안 변호사는 "경찰 신고와 함께 은행에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대화 내용, 송금 기록, 사이트 링크, 전화번호 녹음 등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텔레그램 등을 사용했다면 즉시 증거를 보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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