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중고거래 플랫폼서 거래하다 '업무방해' 경찰조사…대리 티켓팅 썼는데 처벌받나요?
티켓 중고거래 플랫폼서 거래하다 '업무방해' 경찰조사…대리 티켓팅 썼는데 처벌받나요?
지난해부터 약 80건 재판매
직접 예매·대리 티켓팅 섞여 '매크로 사용' 혐의 쟁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인기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티켓을 재판매해 온 A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출석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해 약 60건, 올해 약 20건의 티켓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내역이 문제가 됐다.
A씨의 거래내역에는 직접 예매한 티켓과 '대리 티켓팅'을 통해 구한 티켓이 섞여 있었다. 수사관은 다른 사건에 비해 거래 건수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조사는 필요하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직접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대리 티켓팅을 이용한 사실 때문에 덜컥 겁이 났다.
대리 티켓팅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업무방해죄로 처벌받게 될까?
티켓 확보 방식이 쟁점
변호사들은 범죄 성립의 핵심을 두고 "티켓을 어떤 방법으로 확보했는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업무방해가 되는 일반적인 경우는 매크로를 사용한 행위 등 정상적인 티켓 발매 업무를 방해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며 "정상적으로 티켓팅을 한 경우라면 이 부분을 다퉈야 한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업무방해죄는 '위계(속임수)' 또는 '위력'으로 타인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법원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 사이트 서버에 비정상적인 부하를 주거나, 여러 개의 계정으로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을 회피하는 행위를 '위계'로 보고 업무방해죄를 인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실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예매 제한이나 보안조치를 우회하고 티켓을 대량 확보한 사안에서는 업무방해죄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고 짚었다.
'대리 티켓팅'이 덫으로…'매크로 사용 몰랐다' 주장, 통할까?
A씨 사건의 핵심 쟁점은 '대리 티켓팅'이다.
자신이 직접 매크로를 쓰지 않았더라도, 대리 티켓팅 업체가 매크로를 사용했다면 A씨는 범행의 공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때 법적 판단의 기준은 A씨가 대리 업체가 부정한 방법을 쓴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용했는지(고의)'가 된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만약 대리 업자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넘겨주었고 그들의 구체적인 예매 방식(매크로 사용 여부)을 전혀 몰랐다면, '수동으로 예매해 주는 줄 알았고 매크로 사용 여부는 전혀 몰랐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대리 티켓팅을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매크로 사용이나 업무방해의 고의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혐의 부인' vs '선처 호소'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은 다소 갈렸다. 다수 변호사들은 매크로 사용을 몰랐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해 무혐의를 다퉈야 한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대리 예매 역시 업체의 매크로 사용 여부를 알지 못했다면 범죄의 고의나 공모 관계가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무혐의 방향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섣불리 혐의를 부인하다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수사기관이 대리 티켓팅 이용자에게 '미필적 고의(범죄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용인한 것)'가 있었다고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현재 가장 위험한 접근은 본인은 대리 티켓팅만 맡겼을 뿐 매크로 사용은 몰랐다며 무혐의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섣불리 혐의를 부인하다가는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쳐 기소 후 훨씬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위험이 크다"며 현실성 없는 무혐의 주장보다 기소유예 등 양형 최소화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