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키운 손주, 호적에 올리고 싶어요" 친모 동의해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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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키운 손주, 호적에 올리고 싶어요" 친모 동의해도 안 된다?

2025. 09. 08 10:0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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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딸 대신 양육한 조부모, 손주 입양 결심

'후견인'이 현실적 대안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5년간 친자식처럼 키워온 손주를 호적에 올려 법적인 부모가 되려던 조부모의 계획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아무리 조부모의 뜻이 선하고 친모가 동의했더라도, 아이의 장래를 고려해 법원이 친양자 입양을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외조부모인 A씨 부부는 5살 손주를 5년째 키우고 있다. 미혼인 딸이 낳은 아이를 대신 맡아 기르면서, 아이는 자연스레 A씨 부부를 '엄마, 아빠'로, 친모인 딸은 '언니'로 부르며 자랐다.


딸이 학업을 재개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등 새 인생을 시작하려는 모습을 보며, A씨 부부는 손주의 법적 울타리를 만들어주기로 결심했다. 딸의 미래에 혹시라도 아이가 걸림돌이 될까 우려한 것이다. 이들은 손주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 친양자 입양을 통해 법적으로도 완전한 부모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친모 동의해도…법원 "아이 복리가 최우선"

신진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방송에서 "A씨 부부의 사연은 안타깝지만, 법원이 친양자 입양을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친양자 입양은 기존 친생부모와의 관계를 법적으로 완전히 단절하고 양부모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강력한 효력을 가진다.


신 변호사는 "친양자 입양은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 ▲입양될 자녀가 15세 미만일 것 ▲친생부모의 동의 등 형식적 요건도 중요하지만, 법원은 최종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A씨 부부의 경우, 딸이 입양에 동의하고 있어 형식적 요건은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은 아이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본다.


신 변호사는 "조부모가 손주를 입양하면 외조부모는 부모가 되고, 생모는 언니가 되는 등 가족 내부 질서와 친족관계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가 성장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정체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우려로 꼽았다.


친모가 아이와 함께 거주하며 교류하고 있다는 점도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모가 사망했거나 연락이 완전히 끊긴 경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친양자 입양 대신 '후견인' 제도가 대안

그렇다면 A씨 부부가 안정적으로 손주를 양육할 방법은 없는 걸까. 신 변호사는 후견인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신 변호사는 "친생부모(딸)가 친권을 포기하고 조부모가 사건본인(손주)의 후견인이 되어 양육권을 행사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해결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후견인이 되면 친권자와 거의 동일한 권한을 갖고 아이를 법적으로 보호하고 양육할 수 있다.


이는 가족관계를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으면서도, 조부모가 손주를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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