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 지옥 가요" 어린이집 원장님의 '이상한 수업', 법으로 보면
"커피 마시면 지옥 가요" 어린이집 원장님의 '이상한 수업', 법으로 보면
경기도 오산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종교 강요 행위 적발⋯경찰 수사 착수
아동복지법 위반한 정서적 학대 해당⋯자녀에게 종교 활동 강요하다 처벌된 사례도

경기 오산에 소재한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아이들을 상대로 매주 종교 활동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YTN 캡처
"커피 많이 마시면 지옥에 가요" "엄마 아빠에겐 말하지 말랬는데⋯."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가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죽음'이나 '지옥'처럼 평소 쓰지 않던 단어를 쓰기도 했다. 놀란 부모들이 확인한 결과, 아이들에게 이러한 말을 가르친 건 다름 아닌 어린이집 원장이었다.
8일 YTN 보도에 따르면, 경기 오산에 소재한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아이들을 상대로 매주 종교 활동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료 교사들이 원장의 이 같은 행위를 제지해 봤지만 통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원장은 "종교 수업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 좋은 마음에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원장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적용된 혐의는 아동복지법 위반이다.
종교 강요 등 행위는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 우리 아동복지법은 아동이 어떤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고 자라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제2조). 그 가운데는 종교의 자유도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명시한다(제4조 제5항).
또한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행위를 '정서적 학대'로 보고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제17조 제5호).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71조 제1항 제2호). 반드시 직접적인 폭행을 해야만 아동학대가 인정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사건 어린이집 원장처럼 양육·교육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은 부모와 마찬가지로 아동복지법을 적용받는 '보호자'에 해당한다. 둘 다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어기면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을 받는다.
실제로 유사한 사건으로 형사처벌이 이뤄진 경우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대구지법은 장기간에 걸쳐 자녀에게 종교 활동을 강요하고 학대한 모친에게 '유죄'를 인정했다.
이 사건 A씨는 자녀인 B씨를 상대로 "교회를 안 가고도 교주님께 미안하지도 않냐" "영원히 지옥에 가게 된다"며 협박을 일삼았다. 그리곤 강제로 종교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거나 교회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를 폭행했다. 재판부는 이 행위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강요죄로 보고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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