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결은 법관의 인품도 담겨야 한다
법원의 판결은 법관의 인품도 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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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년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그 판결에 불만을 드러내자 재판장이 징역 3년을 선고한 일이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2012. 4. 20.경 공소외인 명의의 차용증을 위조하고, 2013. 3.경 ○○경찰서 담당 공무원에게 그 위조된 차용증을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며, 2013. 3. 12.경과 2013. 5.경 허위의 고소장을 제출하여 공소외인을 무고하였다는 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다. 검사는 제1심 제6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진술하였다.
제1심 재판장이 2016. 9. 22. 법정에서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한 뒤, 상소기간 등에 관한 고지를 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재판이 개판이야, 재판이 뭐 이 따위야' 등의 말과 욕설을 하면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당시 그곳에 있던 교도관이 피고인을 제압하여 구치감으로 끌고 갔다.
재판장은 그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원래 선고를 듣던 자리로 돌아올 것을 명하였고, 결국 법정경위가 구치감으로 따라 들어가 피고인을 다시 법정으로 데리고 나왔다. 이후 재판장은 '선고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선고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이 법정에서 나타난 사정 등을 종합하여 선고형을 정정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 선고'라 한다).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항소를 하였다.
항소심을 맡은 의정부지방법원은 제1심에서 형을 변경하여 선고한 것은 적법하다고 하면서, 다만 징역 3년을 무겁다는 이유로 징역 2년으로 낮추어 선고하였다. 즉, 선고를 위한 공판기일이 종료될 때까지는 판결 선고가 끝난 것이 아니고, 그때까지는 발생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단 선고한 판결의 내용을 변경하여 다시 선고하는 것도 유효․적법하다. 제1심 재판장이 이 사건 변경 선고를 할 당시 피고인에 대한 선고절차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그러나 원심은 징역 3년을 선고한 제1심의 양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2년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제1심 판결 선고절차상 위법 여부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밝혔다.
(1) 형사소송법은 재판장이 판결을 선고함에는 주문을 낭독하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하여야 하고(제43조 후문),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상소할 기간과 상소할 법원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제324조). 형사소송규칙은 재판장은 판결을 선고할 때 피고인에게 이유의 요지를 말이나 판결서 등본 또는 판결서 초본의 교부 등 적절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적절한 훈계를 할 수 있으며(제147조), 재판장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형법 제59조의2, 형법 제62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관찰,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하는 경우에는 그 취지 및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이 적힌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제147조의2 제1항). 이러한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판결 선고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절차로서 재판장이 판결의 주문을 낭독하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한 다음 피고인에게 상소기간 등을 고지하고, 필요한 경우 훈계, 보호관찰 등 관련 서면의 교부까지 마치는 등 선고절차를 마쳤을 때에 비로소 종료된다.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한 이후라도 선고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일단 낭독한 주문의 내용을 정정하여 다시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판결 선고절차가 종료되기 전이라도 변경 선고가 무제한 허용된다고 할 수는 없다. 재판장이 일단 주문을 낭독하여 선고 내용이 외부적으로 표시된 이상 재판서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를 잘못 낭독하거나 설명하는 등 실수가 있거나 판결 내용에 잘못이 있음이 발견된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변경 선고가 허용된다.
(2) 위에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변경 선고는 최초 낭독한 주문 내용에 잘못이 있다거나 재판서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를 잘못 낭독하거나 설명하는 등 변경 선고가 정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위법하다. 제1심 재판장은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여 선고 내용을 외부적으로 표시하였다. 제1심 재판장은 징역 1년이 피고인의 죄책에 부합하는 적정한 형이라고 판단하여 징역 1년을 선고하였다고 볼 수 있고, 피고인이 난동을 부린 것은 그 이후의 사정이다. 제1심 재판장은 선고절차 중 피고인의 행동을 양형에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미 주문으로 낭독한 형의 3배에 해당하는 징역 3년으로 선고형을 변경하였다. 위 선고기일에는 피고인의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았고,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이 위와 같이 양형에 불리하게 반영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방어권도 행사하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원심은 제1심 선고절차에 아무런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판결 선고절차와 변경 선고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⑶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형법 제138조(법정 또는 국회회의장모욕) 법원의 재판 또는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이나 국회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원조직법 제61조(감치 등) ① 법원은 직권으로 법정 내외에서 제58조 제2항의 명령 또는 제59조를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폭언, 소란 등의 행위로 법원의 심리를 방해하거나 재판의 위신을 현저하게 훼손한 사람에 대하여 결정으로 20일 이내의 감치(監置)에 처하거나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치와 과태료는 병과(倂科)할 수 있다.
② 법원은 제1항의 감치를 위하여 법원직원, 교도관 또는 경찰공무원으로 하여금 즉시 행위자를 구속하게 할 수 있으며, 구속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감치에 처하는 재판을 하여야 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면 즉시 석방을 명하여야 한다.<개정 2020. 12. 22.>
③ 감치는 경찰서유치장,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유치(留置)함으로써 집행한다.
④ 감치는 감치대상자에 대한 다른 사건으로 인한 구속 및 형에 우선하여 집행하며, 감치의 집행 중에는 감치대상자에 대한 다른 사건으로 인한 구속 및 형의 집행이 정지되고, 감치대상자가 당사자로 되어 있는 본래의 심판사건의 소송절차는 정지된다. 다만,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소송절차를 계속하여 진행하도록 명할 수 있다.
⑤ 제1항의 재판에 대해서는 항고 또는 특별항고를 할 수 있다.
⑥ 제1항의 재판에 관한 절차와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법원의 판결이나 재판 진행에 불만을 품고 법정 안에서 소동이 일어난 사례는 많다.
⑴ 2006. 1. 4. 의정부지방법원에서는 피고인은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30만원 형을 선고받고 거세게 항의하다가 법정 밖으로 쫓겨나갔다. 피고인은 법정 밖으로 나간 후에 온몸에 기름을 뒤집어 쓴 채 돌아와서 라이터로 몸에 불을 붙이자 판사와 방청객이 대피했고 법정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⑵ 2015년 4월 15일에는 판결에 불만을 품은 방청객들이 법정에서 장시간 항의하면서 재판 20건이 연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15일 오전 10시 10분쯤,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부산법원종합청사 406호 법정에서 부산시 남구의 한 주택재개발사업 관련 항소심이 열렸다. 재판부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을 내리자 방청석에 있던 30여 명이 '기각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거칠게 항의하며 방청석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재판부의 퇴정 명령에도 이들은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급기야 재판부가 방청객 대표 3명과 면담하는 자리를 만들어 판결 취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노컷뉴스 2015. 4. 15.자).
⑶ 대법원은 2021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심판선고에 대하여 불만을 표출하여 소동을 일으킨 행위에 대하여 법정소동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즉, 피고인은 2014. 12. 19. 10:00경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된 2013헌다1구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에서 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헌법재판소장이 심판선고를 최종적으로 마치기 이전에 심판정 전체에 들릴 정도의 고성으로, "오늘로써 헌법이 정치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하였습니다.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입니다.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라고 소리쳐 법정에서 소동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형법 제138조(이하 '본조'라고 한다)의 '법원'에 헌법재판소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제1심의 무죄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법원의 재판 또는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이나 국회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한 자를 처벌하는형법 제138조(이하 '본조'라고 한다)의 규정은, 법원 혹은 국회라는 국가기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기능 및 국회의 심의기능을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제정 당시 그 입법경위를 살펴보면 행정기관의 일상적인 행정업무와 차별화되는 위 각 기능의 중요성 및 신성성에도 불구하고 경찰력 등 자체적 권력집행수단을 갖추지 못한 국가기관의 한계에서 생길 수 있는 재판 및 입법기능에 대한 보호의 흠결을 보완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본조의 보호법익 및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기능을 본조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해석이 입법의 의도라고는 보기 어렵다. 본조 제정 당시 헌법재판소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오히려 당시 헌법재판의 핵심적 부분인 위헌법률심사 기능을 맡은 헌법위원회가 헌법상 법원의 장에 함께 규정되어 있었으며 탄핵심판 기능을 맡은 탄핵재판소 역시 본조의 적용대상인 국회의 장에 함께 규정되어 있었고, 더 나아가 1962년 제3공화국 헌법에서는 위헌법률심사와 정당해산심판 기능이 대법원 관장사항으로 규정되기까지 한 사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본조의 적용대상으로 규정한 법원의 '재판기능'에 '헌법재판기능'이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입법 취지나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보다 충실한 해석임을 나타낸다(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도12017 판결 [법정소동ㆍ공무집행방해ㆍ일반교통방해ㆍ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⑴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7도3884 판결에서 1심 재판장이 피고인의 태도에 절제하지 못하고 화풀이를 한 듯한 태도를 주목하여, 훗날 이와 유사한 경우에 처할 수 있는 법관들이 가져야 할 행동준칙도 언급하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피고인은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난동을 부린 후 구치감에 끌려갔는데, 그 순간 판결선고는 종료되었다. 그러나 재판장이 구치감에 들어가 있는 피고인을 다시 법정으로 불러 세워서 처음보다 3배나 높은 형을 선고한 것은 피고인의 불손한 태도에 화가 나서 한 감정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피고인이 난동을 부린 댓가가 징역 2년이라는 것과 다름없다.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면 징역 3년으로 변경될 사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판결에 불만을 표현하면 훈계하여 돌려보내거나, 폭언, 소란 등의 행위로 법정을 모독하여 재판의 위신을 훼손시키면 감치에 처하거나 법정모독죄로 처벌하여야 한다.
⑵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법정에서 판결 후에 의사봉을 두드린다면 판결선고 종료시점은 명확할 것이다. 1966년 조진만 대법원 시절에 법원의 권위적인 모습을 없앤다고 이를 폐지했다는 기록도 있지만, 필자가 그 근거를 확인해 보려고 찾아보았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법정에서 판사의 즉흥적인 결정은 승복하기 어렵고, 그 판사에 대해서 앙심을 품을 수 있다. 징역을 살게 된 피고인이 평생 교도소에 있는 것도 아니다. 어느 판사가 쓴 글이 기억난다. 그 판사가 새벽에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목적지와 다른 인적이 드문 장소로 갔다고 한다. 그런 후에 "판사님! 저 기억하시겠어요? 판사님 때문에 징역 살다 나와서 택시운전 시작했는데, 첫 손님이 판사님이네요."라고 했다고 한다. 그 순간 자신이 법정에서 수많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가졌던 자세를 떠올려 보았다고 했다. 다행히 불상사 없이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⑶ 지난 2001년에 인도 뱅갈로어에서 열린 사법부 청렴성 강화에 관한 사법그룹 회의에서 마련된 초안을 기초로 2002년 헤이그에서 열린 대법원장 원탁회의에서 채택된 '뱅갈로어 법관행동준칙'은 "법관은 자신의 분노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불쾌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법관의 반응은 신중해야 한다. 범행이 입증된 피고인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것은 공동체를 대표하여 법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중책에 해당한다. 따라서 핵심적인 법관 업무의 격을 떨어뜨리는 개인적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라고 한다. 직무를 수행할 때 법관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분노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공직자의 직무수행은 냉정하고 신중할 때 권위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이미 판결 선고 후에 피고인이 법정소란을 야기하였다고 즉석에서 징역 2년을 올려서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은 매우 경솔하였다고 지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