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군인인데 방송을?"그리 전역 당일 녹화 논란, '민법 159조'가 가른 합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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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군인인데 방송을?"그리 전역 당일 녹화 논란, '민법 159조'가 가른 합법의 경계

2026. 02. 06 10:0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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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부대 승인받은 정상 절차"

전역일 24시까지 신분 유지되지만 '이것' 있으면 문제없다

라디오스타 그리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이자 래퍼인 그리(본명 김동현)가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예상치 못한 법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월 28일 해병대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그리가 전역 당일 곧바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녹화장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리는 2024년 7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제2사단 포병여단에서 성실히 복무했다. 모범해병으로 선정될 만큼 군 생활에 충실했던 그였기에, 전역 4시간 만에 이루어진 방송 녹화 소식은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역 당일은 아직 군인 신분인데, 방송에 출연해 수익을 얻는 것은 군법 위반이 아니냐"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의 근거는 민법 제159조였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기간의 말일이 종료되어야 효력이 발생하므로, 전역 당일인 28일 24시(자정)까지는 엄연히 현역 군인 신분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군인의 영리 활동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


"오늘까진 군인 아니냐" 논란의 핵심, 민법 제159조와 신분 유지

실제로 우리 법조계와 군 당국은 전역일 당일의 신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다. 민법 제159조는 "기간을 일, 주, 월 또는 연으로 정한 때에는 기간말일의 종료로 기간이 만료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군 전역에 대입하면, 전역일 오전 부대에서 전역 신고를 마쳤더라도 법적으로는 해당 날짜가 끝나는 밤 12시까지 군인 신분이 유지되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전역식 이후 부대를 떠나는 것은 행정적 편의에 따른 조치일 뿐, 신분상의 변화는 이튿날 0시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그리가 '라디오스타' 녹화에 참여한 시점은 법리적으로 현역 군인 신분이었던 셈이다. 군인은 원칙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나 대외활동을 할 때 소속 부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절차적 정당성이 이번 논란의 핵심 고리로 떠올랐다.


해병대의 '공식 승인' 카드, 법적 처벌 피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

논란이 거세지자 해병대 측은 즉각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해병대 관계자는 "김동현 예비역 병장의 방송 출연은 국방홍보 훈령에 따라 부대의 승인을 거쳐 이루어진 사항"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즉, 그리가 독단적으로 카메라 앞에 선 것이 아니라 군 당국의 적법한 허가 절차를 밟았다는 설명이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16조에 따르면, 군인이 대외활동을 할 경우 국방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부대장의 승인이 있다면 이는 적법한 활동으로 인정된다. 해병대 측은 "그리 본인 역시 녹화 당시 현역 신분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정상적인 절차를 모두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리가 복무 기간 중 유공 상장을 수여받는 등 모범적인 생활을 해왔다는 점이 참작되어, 전역 관련 인터뷰 성격의 방송 출연이 국방 홍보 차원에서 승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판례가 말하는 '군인 신분'... "부대 밖 나선 순간부터는?"

법원은 전역일 당일의 신분 문제에 대해 상황에 따라 실질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서울고등법원 1977. 11. 24. 선고 77노1366 판결에 따르면, "전역일 당일이 만료하는 때에 군인 신분이 상실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전역 신고를 마치고 부대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점부터는 군형법 적용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한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6두49808 판결 역시 인사권자가 결정한 전역일자가 도래하기 전까지만 명예전역 선발 취소 등의 처분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전역일의 도래가 신분 변화의 결정적 분기점임을 시사했다.


결국 이번 그리의 사례는 형식적으로는 군인 신분이었으나, 부대장의 공식 승인을 얻음으로써 군인복무규율 위반이라는 법적 덫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부대 승인이 확인된 이상 영리 활동 금지 위반이나 대외활동 제한 규정을 적용할 근거가 사라졌다"며 이번 논란이 법적으로는 '문제 없음'으로 종결될 것임을 확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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