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물에 빠트렸는데 사망했다" 헬스장 대표에게 살인죄 적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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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물에 빠트렸는데 사망했다" 헬스장 대표에게 살인죄 적용 가능할까

2021. 08. 03 20:15 작성2021. 08. 09 10:18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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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대표가 물에 빠뜨려 사망한 직원⋯대표 "장난이었다" 진술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대표⋯"영상 공개 전까지 심장마비로 거짓말했다" 친구 주장

변호사의 분석 "현실적으로 살인죄 적용 어렵다"

헬스장 직원 A씨가 대표에 의해 물에 빠져 사망했다. "장난이었다"고 주장한 대표에게는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그런데 A씨의 친구가 "대표에게 엄벌을 촉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을 올렸다. 대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게티이미지⋅청와대 국민청원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헬스장 동료들과 물놀이를 갔다가 숨진 A씨. 헬스장 대표에 의해 물에 빠졌다가 익사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지난달 24일, A씨는 물에 빠지고 1시간 뒤에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이 일로 대표는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사고에 대해선 "장난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지난 2일, A씨의 친구가 "헬스장 대표의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며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 따르면 "A씨의 사망 원인은 익사"라며 "(동영상이 공개되기 전) 대표는 A씨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과실치사 혐의는 절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A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친구. 그의 바람대로 대표의 혐의가 살인죄로 변경될 여지가 있을까.


변호사가 본 살인죄 적용 가능성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사고는 경남 합천군 합천호에 있는 한 물놀이 시설 선착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 물에 빠진 사람은 A씨와 다른 동료. 헬스장 대표는 동료를 안고 있던 A씨를 등 뒤에서 밀어 물에 빠뜨렸다.


그런데 물에서 나온 사람은 A씨와 함께 빠진 동료뿐이었다. A씨는 허우적대더니 이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이 모습을 함께 놀러 간 다른 직원들도 지켜보고 있었지만, 뒤따라 들어가 구조한 사람은 없었다. 대표 또한 "A씨가 장난으로 수영을 못하는 척 허우적거리는 것으로 알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들은 A씨 친구 바람과는 달리 지금까지 알려진 정황을 바탕으로는 살인죄 적용이 어렵다고 했다. 대표가 살인의 고의를 갖고 A씨를 물에 빠뜨렸다는 정황이 없기 때문이다. 살인죄가 되려면, 고의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없는 틈을 이용해 A씨를 빠뜨렸거나 누가 봐도 빠져나오기 어려운 곳에 일부러 A씨를 떨어뜨리는 등의 행동을 했어야 한다.


'변호사 박세훈 법률사무소'의 박세훈 변호사는 "(위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대표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구조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그러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주변 동료들의 태도도 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당시, 동료들은 A씨가 물에 빠져 힘들어할 때 곧바로 구조하지 않았다. 즉, 제3자들이 보기에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인지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박세훈 변호사는 "동료들까지 A씨를 구조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대표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변호사 박세훈 법률사무소'의 박세훈 변호사,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DB
(왼쪽부터)'변호사 박세훈 법률사무소'의 박세훈 변호사,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DB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도 "A씨가 수영을 전혀 못하는 사실을 알면서 물에 빠뜨렸다는 정황 등이 새로 발견되지 않는다면 대표에게 살인죄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A씨의 사고가 안타까운 이유는 주변에 도움을 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함께 놀러 간 동료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료들이 A씨를 구조하지 않은 법적 책임을 지는 건 아니다.


옥민석 변호사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했다. 직원들에게 위기 상황에 처한 A씨를 구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에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등에도 "위급상황에 처한 사람을 발견한 때에 지체 없이 소방기관 등에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처벌 조항은 없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유발한 대표에게만 A씨의 사망에 대한 책임이 돌아가게 된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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