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AI 커닝’의 끝은 전과자?… 변호사 “업무방해죄로 징역형 가능”
대학가 ‘AI 커닝’의 끝은 전과자?… 변호사 “업무방해죄로 징역형 가능”
'SKY' 대학가 AI 부정행위 적발
변호사 "업무방해죄로 전과자 될 수도"

생성형 AI로 만든 가짜 판례 제출과 시험 답안 작성 등 악용 사례가 잇따르며, 법조계와 대학가에서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AI 기술의 발전이 법정의 신성함과 대학의 상아탑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가짜 정보를 진실인 양 법정에 제출하거나, 시험 답안 작성에 AI를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7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이수현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법조계와 교육 현장 모두 AI 활용 경계가 무너지며 혼란을 겪고 있다"며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변호사가 AI 가짜 판례 제출... 단순 실수일까
최근 법조계에서는 챗GPT 등 생성형 AI를 이용해 준비 서면을 작성하다가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제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수현 변호사는 "실제 법정 방청 중, 한 변호사가 AI가 꾸며낸 가짜 판례를 그대로 인용했다가 재판부의 지적을 받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해당 AI는 기존의 정립된 법리를 교묘하게 왜곡해 전문가조차 속을 법한 그럴싸한 가짜 판례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변호사의 이런 행위가 단순한 실수로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에게는 진실성을 확인해야 할 성실 의무가 있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징계 사례가 나오고 있고, 국내에서도 변호사법 위반이나 대한변협의 징계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만약 가짜 판례가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어떻게 될까. 이 변호사는 "하급심에서 가짜 판례가 인용돼 판결에 오류가 발생했다면, 상급심에서 법리 오해를 이유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도 뚫렸다... 'AI 커닝'의 진화
대학가는 더 심각하다.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 디지털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이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대는 군 복무 휴학생을 위한 온라인 강좌에서 시스템 허점을 이용해 이전 응시자의 답안을 베끼는 방식이 드러났다.
연세대에서는 카메라 사각지대에서 몰래 AI의 도움을 받아 답안을 작성한 학생이 무려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에서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답을 공유하는 고전적인 수법이 디지털화되어 나타났다.
학교 측은 수강생 전원의 성적을 무효 처리하거나 재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성실하게 시험을 본 학생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학생에게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소명권이 있다"며 "대학이 개별 확인 노력 없이 편의상 전원 무효 처리했다면 학습권 침해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법원은 대학의 학사 운영 자율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라 부정행위 규모가 클 경우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호사 "업무방해죄, 실형도 가능"
학생들은 "강의계획서에 AI 금지 조항이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통하지 않을 변명이다.
이 변호사는 "시험 자체가 본인의 지식을 평가받는 과정이므로, 외부 도구인 AI를 사용하는 것은 묵시적인 평가 기준을 위반한 기만행위"라며 "미리 준비한 커닝 페이퍼를 보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일축했다.
더 나아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 변호사는 "부정한 방법으로 대학의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했으므로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며 "국공립대라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가 자격시험 등에서 단체 채팅방을 이용해 답을 공유하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