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서 드러난 남편 외도…주말부부도 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블랙박스서 드러난 남편 외도…주말부부도 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접촉사고 후 블랙박스서 외도 정황 포착
떨어져 살았다고 혼인 파탄 아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이가 갑자기 아파 남편의 차를 급히 몰고 나간 아내가 접촉사고를 계기로 남편의 외도 정황을 발견했다.
사고 처리를 위해 확인한 블랙박스에는 남편이 낯선 여성과 다정하게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내가 이를 추궁하자 남편은 "우리는 오래전부터 떨어져 살았고 사실상 부부관계도 이미 끝난 상태"라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주말부부 생활 중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김지연 변호사가 출연해 주말부부의 혼인 파탄 인정 여부와 부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 재산분할 기준 등을 짚었다.
공장 이전으로 시작된 주말부부…블랙박스서 드러난 외도
A씨는 아버지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두 사람은 자녀를 낳아 키우며 가정을 꾸려왔지만, 남편이 지방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주말부부 생활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A씨와 자녀들이 주말마다 남편을 찾아갔으나, 자녀들의 학업이 바빠지면서 왕래 횟수는 점차 줄었다.
그러던 어느 주말 자녀가 갑자기 아파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자신의 차량이 정비소에 있었던 A씨는 지하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남편의 차를 몰고 나갔다가 골목길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다.
사고 처리를 위해 블랙박스를 확인한 A씨는 남편의 외도 정황을 발견했다.
영상에는 남편이 낯선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두 사람이 나누는 스킨십과 대화는 단순한 지인 관계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만큼 이미 혼인관계가 사실상 끝난 상태였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말부부는 혼인 유지 위한 선택…별거만으로 파탄 아냐
남편의 주장처럼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볼 수 있을까.
김지연 변호사는 주말부부라는 사정만으로 혼인 파탄이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말부부는 부부가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 현실적인 사정으로 합의해 따로 생활하는 형태로, 혼인관계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역시 합의에 따른 별거만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변호사는 "혼인 파탄 여부는 별거의 경위와 기간뿐 아니라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실질이 유지됐는지, 자녀 양육에 협력했는지, 정기적인 연락과 왕래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 남편의 사업 때문에 주말부부 생활을 시작했고, 자녀를 함께 양육하면서 가정 경제를 공유해왔다면 혼인관계가 계속 유지됐다는 사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장기간 떨어져 지냈다는 사정만으로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됐다고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혼인 파탄 입증 못하면 외도 위자료 청구 가능
부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 여부도 혼인 파탄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더라도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상태였다면 위자료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됐다고 주장하는 배우자 측이 이를 입증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오래 따로 살았다는 사정만으로 혼인 파탄이 인정되기는 어렵고, 주말마다 왕래하거나 공동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경제적 관계를 유지했다면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위자료 액수는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혼인 기간, 자녀의 수와 나이, 부부의 재산 상태와 유책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진다.
남편이 부정행위를 하면서도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됐다며 책임을 부인하는 태도 역시 위자료 산정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장기간 혼인생활을 이어왔고 자녀 양육에도 기여한 점, 주말부부 생활이 불가피한 사정에서 시작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자녀 양육·가사 전담도 재산분할 기여도로 인정
주말부부 생활 중 형성된 재산 역시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부부가 따로 생활했다는 이유만으로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산분할은 재산 명의가 누구에게 있는지가 아니라 부부가 해당 재산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A씨처럼 자녀 양육과 가사를 주로 담당하면서 남편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경우에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가 인정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을 부부 공동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편 명의로 된 재산이라도 혼인생활 중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이라면 A씨 역시 자신의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