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차고도 고개 꼿꼿이 든 박왕열…강도살인·마약·탈옥, 최고 사형까지 죗값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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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차고도 고개 꼿꼿이 든 박왕열…강도살인·마약·탈옥, 최고 사형까지 죗값 치른다

2026. 03. 25 12:12 작성2026. 03. 25 12: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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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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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부터 옥중 마약 유통까지

법조계 "무기징역 또는 사형 유력"

25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북부경찰청에서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이 압송되는 모습. /연합뉴스

150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이고 해외로 도주한 동포 3명을 무참히 살해한 뒤, 교도소 안에서도 이른바 '마약왕'으로 군림하던 박왕열(48)이 범행 1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으며 최고 사형에 이르는 무거운 죗값을 치를 전망이다.


25일 오전 7시 16분, 임시 인도 방식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된 박왕열의 모습은 뉘우침과 거리가 멀었다. 통상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일반적인 범죄자들과 달리, 그는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채 고개를 들었다.


피해자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는지, 호화 교도소 생활을 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안면이 있는 듯한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넌 남자도 아녀(아니야)"라고 비아냥거리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직접 인도를 요청한 지 약 3주 만에 이루어진 송환 현장이었다.


사기, 살인, 탈옥, 마약 유통⋯영화보다 더한 범죄 행각


박왕열의 범죄 이력은 잔혹한 영화의 시나리오를 방불케 한다.


2016년 국내에서 150억 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고 필리핀으로 도주해 온 한국인 3명을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총기로 무참히 살해했다. 이들이 들고 온 카지노 투자금 7억 2000만 원을 빼돌리기 위해서였다.


필리핀 현지에서 두 차례나 탈옥을 시도하다 붙잡혀 징역 60년을 선고받았지만, 그의 범행은 교도소 안에서도 계속됐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뉴 빌리비드 교도소'에서 VIP 대우를 받으며, 텔레그램 아이디 '전세계'로 국내에 대규모 마약을 유통해 왔다.



"최소 무기징역에서 사형"⋯빠져나갈 구멍 없는 법망


이제 한국 사법 시스템의 심판대에 오른 박왕열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그에게 적용될 혐의는 크게 강도살인, 사체유기, 마약류 유통 등이다. 여러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우리 형법은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형량을 가중하는 경합범 규정을 둔다. 따라서 박왕열의 최종 형량은 살인죄를 기준으로 정해지게 된다.


우리 형법은 살인죄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왕열의 경우 피해자가 3명이나 되는 다수 살인인 데다, 7억여 원을 빼앗기 위해 총기를 사용한 계획적 범행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이러한 가중 요소가 겹칠 경우 무기징역 또는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대규모 마약 유통 혐의까지 더해진다. 마약류를 대규모로 유통한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에 따라 마약 가액이 5000만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된다.


살인과 마약이라는 중범죄가 결합하면서 그가 중형을 피할 길은 사실상 사라졌다.


필리핀에서 복역했으니 깎아달라?⋯법원은 단호할 것


일각에서는 박왕열이 필리핀에서 이미 복역한 기간이 국내 형량에서 감경될지 주목하고 있다.


2015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개정된 현행 형법 제7조에 의하면, 외국에서 이미 복역한 기간은 국내 선고 형량에 반드시 의무적으로 포함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박왕열에게 큰 면죄부가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살인과 대규모 마약 유통이라는 경합범 가중 요소로 인해 사형 또는 무기징역 선고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무기징역 이상의 형이 선고된다면, 필리핀에서의 복역 기간을 산입해 주더라도 그가 살아서 사회로 다시 나올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해외로 도망쳐 있던 시간 동안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것이란 기대도 접어야 한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범인이 형사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도피해 있는 동안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여러 수사를 통해 다수의 공범을 확인했고 수사 중에 있다"며 "체포 당시 압수했던 증거물을 철저히 분석해 마약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여죄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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