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배신하고 뒷돈 챙긴 임원, 유죄 부른 겸업금지 위반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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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 배신하고 뒷돈 챙긴 임원, 유죄 부른 겸업금지 위반 판례

2026. 02. 24 12:16 작성2026. 02. 25 10:54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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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업금지 조항 무시하고 독단적 영업 감행한 임원

법원 "적법한 해지 없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반도체 부품 제조사의 기술총괄 이사(CTO)가 고객사를 몰래 찾아가 "회사가 곧 매각될 것이니 나와 직접 거래하자"며 뒷돈을 챙기고 회사 자산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등장인물 간의 계약 관계와 엄격한 겸업금지 의무를 저버린 이번 사건은, 사내 임원의 독립적인 일탈 행위가 어떻게 '업무상배임'이라는 치명적인 법적 책임으로 직결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동업의 약속 깬 위험한 제안… "회사는 위험하니 내가 직접 해결하겠다"

사건의 발단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 회사인 B사는 2021년 10월경부터 고객사 D사로부터 투명 디스플레이(Glass PCB) 샘플 제작을 의뢰받아 개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피고인 A씨는 2019년부터 B사의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었으며, 2021년 6월에는 B사 대표와 사업협력(동업) 계약까지 체결한 기술총괄 이사(CTO)였다. 당시 두 사람이 맺은 계약서에는 '상대방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는 동종 및 유사 사업을 독자적으로 영위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겸업금지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A씨는 2022년 1월, 회사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고객사 D사를 찾아가 파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D사 대표에게 "B사는 곧 매각될 것이니 업무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B에서 잘못 만든 샘플의 문제점을 내가 개별적으로 개선해 줄 테니, 제작비 1600만 원을 내게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A씨는 회사 몰래 샘플 보완 제작 명목으로 8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챙겼다.


A씨의 일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며칠 뒤인 2022년 2월 초, 그는 샘플 제작에 필요한 B사 소유의 원자재(Ag Target)를 보관 중이던 다른 협력사 H사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자신의 권한을 내세워 약 1500만 원 상당의 자재를 임의로 사용해 소모시켜 버렸다. 결과적으로 A씨는 총 2300만 원에 달하는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자신이 몸담은 회사에 동일한 금액만큼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


"이미 계약 끝난 상태였다"는 변명… 그러나 증명되지 않은 사실관계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법리적 다툼을 예고했다. A씨가 샘플 제작비를 요구할 당시, 이미 B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계약 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타인의 업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소모한 원자재 역시 B사의 단독 소유가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B사가 남긴 객관적인 대응 기록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B사는 A씨의 독단적인 행동을 인지한 직후, 지속적으로 A씨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동시에 고객사 D사와 협력사 H사에게 "A씨의 업무 의뢰는 회사의 승인 없이 이루어진 것이며, 향후 A씨의 개별적인 요구에 응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공식 서신을 반복해서 보냈다.


적법한 절차 없는 이탈은 곧 배임… 징역 8개월 선고한 법원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광주지방법원(사건번호 2024고단1951) 형사재판부는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사 간에 갈등이 있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계약상 명시된 '2개월 전 최고' 등의 적법한 해지 절차를 거쳤음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즉, A씨는 여전히 B사의 업무를 처리해야 할 의무를 지닌 임원 상태였다는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A씨의 임의적인 자원 사용과 비밀 영업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B사가 고객사들에게 '협약 불이행' 내지 '불완전 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꼬집었다.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채 회사의 고객과 자산을 가로채려 한 시도는 변명의 여지없는 업무상배임이라는 것이 법원의 최종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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