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의' 집에서 비밀번호 바꾸고 "들어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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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명의' 집에서 비밀번호 바꾸고 "들어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남편

2020. 11. 05 14:39 작성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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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상의 끝에 이혼을 결정한 A씨. 서류를 준비해 남편을 만나려는데, 갑자기 남편이 '연락 두절' 됐다. 함께 살던 집에 찾아갔더니 비밀번호가 바뀐 상태.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도 될까? /셔터스톡

"이혼하자."


남편과 갈등을 겪던 A씨는 상의 끝에 이혼을 결정했다. 남편도 동의했다. 이에 간단히 옷가지만 챙겨 집을 나왔다. 마음을 정리하고, 서류를 준비해 남편을 만나려는데. 갑자기 남편이 '연락 두절' 됐다.


결국 함께 살던 집을 찾은 A씨. 그런데 비밀번호가 틀렸다는 '경고음'만 들렸다. 몇 번 시도하니 경비원이 올라왔다.


"아니, 여기 주민이 누가 문 열고 들어오려고 하면 경찰에 신고하라던데⋯."


자신이 올 줄 알고 미리 비밀번호도 바꾸고, 경비원에게 따로 말까지 해둔 것. A씨는 황당함을 넘어서 화가 난다. 심지어 그 집은 A씨의 명의로 계약한 집이었다.


하루빨리 이혼을 끝내버리고 싶은 A씨. 그리고 두고 나온 물건들도 다 챙겨 나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을 강제로 열어야 할 것 같은데, 이런 경우 법적인 문제가 없을지 궁금하다.


"함께 살았던 집이니 주거침입 안 될 확률 높다" vs. "따로 살고 있으니 주거침입 될 수 있어"

변호사들의 의견은 갈렸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본인 명의로 집 계약이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생활을 같이한 정황이 있기 때문에 A씨는 주거권자로 보인다"라며 "이 경우, 주거침입죄는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신광의 정윤 변호사 역시 "가족 간 주거지로 함께 생활했고, A씨 명의이기 때문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소가 이루어질 수도 있으니, 필요하다면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정 변호사는 조언했다.


한편, 주거침입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본 변호사도 있었다. 집이 A씨 명의인 점은 확실하지만, 현재는 그 집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주거권은 집에 입주하면서 취득되고, 집을 나가면서 없어지는 권리"라며 "주거침입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일단 본인이 이혼을 결심한 채 집을 나왔고, 그 사이 남편이 비밀번호까지 바꾼 상황으로 보인다"며 "집 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가다 주거침입이나 재물손괴로 고소될 수 있다"라고 봤다.


연락 안 받는 배우자와 이혼하려면⋯이혼조정⋅이혼소송 해야

그렇다면 A씨의 남편이 계속 연락을 피하고, 이혼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땐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고순례 변호사는 "이혼조정신청을 먼저 해 보라"며 조언했다. A씨가 법원에 조정신청을 하게 되면, 남편이 살고있는 집으로 조정신청서가 발송된다. 이를 받지 않으면 '공시송달'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지나면 남편이 "그런 서류를 받지 못했다"고 해도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다.


만약 상대방이 이혼 조정에 거부 의사를 밝힌다면, 조정이 아닌 이혼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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