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숨긴 남편, 돈만 받은 변호사…이혼 피해자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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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숨긴 남편, 돈만 받은 변호사…이혼 피해자의 절규

2025. 10. 23 11:3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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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재산 빼돌리고, 변호사는 착수금 먹튀…이혼녀의 ‘법의 사각지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혼 소송 중인 남편은 재산을 빼돌리고 법원 명령을 4차례나 무시했고, 그에 맞서야 할 변호사는 착수금만 받고 두 달째 감감무소식이다.


법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남편과 변호사라는 ‘두 개의 벽’에 갇혀버린 한 여성의 절박한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남편에게 모든 재산을 뺏기고 밖에서 힘들게 지내는데, 변호사마저 이러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재산 빼돌리고 ‘버티면 그만’…4번의 명령 무시한 남편”

A씨의 이혼 소송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지난해 조정에 실패하며 사건은 정식 재판으로 넘어갔다. 설상가상으로 남편 B씨는 폭행, 협박, 사문서 위조 등 6개 혐의로 형사재판까지 받는 신세가 됐다.


A씨는 이혼 소송 전 남편 명의의 아파트를 가처분(임시 처분 금지)하지 못하는 실수를 했고, 남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파트를 제3자에게 팔아치웠다.


결국 A씨는 남편의 재산 은닉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별도의 민사소송(사해행위취소소송)까지 떠안게 됐다.


A씨를 옥죄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혼 재판부가 지난 5월부터 남편 B씨에게 재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재산명시명령’을 내렸지만, B씨는 최근까지 네 차례나 이를 거부했다.


심지어 “2심, 3심까지 소송을 끌겠다”며 터무니없는 합의금을 제시하며 A씨를 압박하고 있다.


“형사재판 기다린다”…법원은 왜 지켜만 보나?

남편 B씨가 법원의 명령을 4번이나 어겼음에도 법원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 점은 가장 큰 의문이다.


가사소송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재산명시를 거부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30일 이내의 감치(유치장 등에 구금하는 처분)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남편의 형사사건 결과를 기다리며 재산 분할 판단을 유보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 판결이 재산분할 비율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재판부의 소극적 태도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형민 변호사는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명시 불이행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재산 파악과 파탄 책임 판단은 별개의 절차”라고 선을 그었다.


남편의 재산 은닉 시도를 막는 조치는 형사재판과 별개로 즉각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착수금 400만원 받고 두 달째 ‘묵묵부답’ 변호사”

A씨를 더 깊은 절망으로 밀어 넣은 것은 믿었던 변호사의 태도였다. A씨는 남편이 팔아버린 아파트를 되찾기 위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의뢰하며 변호사에게 400만 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소송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변호사는 “재판부가 형사재판 결과를 본 뒤 판단하려 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A씨가 직접 의견서라도 내겠다고 하자 “마음대로 하라”며 사실상 손을 놓았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변호사에게 감치신청, 의견서 제출,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즉각 진행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며 “명확한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위임계약 해지 및 위임료 반환을 통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하게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소장 제출 등 실질적인 업무가 없었다면 위임계약 해지 및 보수 일부 환급 요청을 서면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스스로 권리 찾아야”

전문가들은 A씨가 더 이상 ‘기다려선’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자신의 권리를 침해하는 남편의 행동과 이를 방관하는 법원의 태도를 더는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감정적 호소보다 재산명시 거부로 재산분할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리해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제 A씨는 남편과의 법적 다툼을 넘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또 다른 싸움에 나서야 할 기로에 섰다. 특히 남편이 재산을 처분한 행위를 무효로 돌릴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취소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이라는 짧은 제척기간(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정 기간)이 적용될 수 있어 한시가 시급하다.


자신의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법언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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