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쓰고 돌려 놓으려 했어요" 이런 변명으로 '절도죄' 피할 수 있다고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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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쓰고 돌려 놓으려 했어요" 이런 변명으로 '절도죄' 피할 수 있다고요? 정말?

2020. 05. 04 18:37 작성2020. 05. 05 00:17 수정
최종윤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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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특수한 추가 요건

"돌려주려고 했다"는 변명으로 절도죄가 적용되는 걸 막을 수 있을까? 의외로 "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어느 월요일, A씨는 활기찬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지난 금요일 챙겨간 회사 공용 노트북으로 영화를 실컷 보고 출근한 참이었다. 공용 노트북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으려고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 도착한 A씨. 사무실에 와 있는 경찰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잠시 상황을 지켜보니 자신이 가져간 노트북 때문이란 걸 알았다. 노트북을 절도당했다고 생각한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순간 겁도 나고 창피했던 A씨는 이실직고할 타이밍을 놓쳤다. 그렇게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회사를 떠났다. A씨는 그날 밤 노트북을 겨우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경찰은 다음 날 일찍 다시 사무실을 찾아왔다. 이번엔 A씨에게 곧장 다가왔다. 경찰은 회사 앞 CCTV에서 토요일 밤 회사 앞에 차를 주차하고 들어가는 A씨의 모습을 보여줬다.


A씨는 그제야 사실대로 전말을 털어놨다. 하지만 경찰은 완강하게 나왔다. 이미 수사가 진행중이라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도 경찰에서 무혐의나 혐의없음이 나오지 않는다면 퇴사까지 각오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회사 노트북을 훔칠 생각은 없었다는 A씨,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절도죄 성립하려면 '고의'는 물론 '불법영득의사'까지 있어야

변호사들은 A씨가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A씨가 받고 있는 절도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요건이 하나 더 있다는 점이다. 다른 범죄에는 없는 절도죄만의 특징이다.


불법영득의사다. 절도 외의 다른 범죄는 '범죄의 고의'만 있으면 되지만, 절도죄는 그걸 넘어서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변호사들은 이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가 절도의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불법영득의사'만 부정된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법승 부산사무소의 배경민 변호사는 "'무작정 훔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고 말했다. 절도의 단순 고의는 부정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법무법인 (유한)동인의 조주태 변호사는 "노트북이 회사 밖으로 반출된 이후 원위치 복귀 시까지 회사 업무 관련 작업이 이뤄진 데이터 등이 있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A씨가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입증한다면, 이른바 '사용절도'로 인정돼 무혐의로 끝날 수 있다.


'사용절도'는 타인 소유의 물건을 사용하려고 하는 목적만 있을 뿐, 가질 의사는 없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절도와 구분돼 처벌받지 않는다.


법원, 다른 장소에 방치·장시간 점유할 경우 불법영득의사 인정

법원은 절도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사'를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단시간 점유했다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지 않았고, 장시간 점유하고 있을 경우 등에는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회사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를 떼어 4개월간 가지고 있다가 반환한 경우(2010도9570)나 남의 오토바이를 타고가서 1시간 30분 후 원래 있던 곳에서 약 7~8m 떨어진 장소에 방치한 경우에는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봤다(81도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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