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출입 금지' 구역에서⋯"너 때문에 망가진 자전거 책임져라" 황당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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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출입 금지' 구역에서⋯"너 때문에 망가진 자전거 책임져라" 황당 요구

2020. 04. 22 11:02 작성2020. 04. 22 11:05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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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상 공원 들어오면 안 되는 '자전거'⋯결국 축구공에 맞는 '사고' 발생

자전거 주인은 "축구공 찬 A씨 책임"이라며 수리비 전액 요구

변호사들 "수리비 요구하는 대로 물어낼 필요 없다"

"그쪽이 찬 축구공에 자전거가 망가졌으니 수리비를 물어내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은 A씨. 그곳은 다름아닌 자전거 출입 금지 구역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어쨌든 그쪽이 찬 축구공에 자전거가 망가졌잖아요. 그럼 수리비 물어내셔야죠."


지난 휴일. 한 체육공원에서 축구를 하던 A씨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웬 자전거 한 대가 축구장 옆으로 들어왔다가, A씨 일행이 찬 축구공에 맞은 것이다. 원래 공원 규칙상 자전거가 들어와서는 안 되는 구역이었다.


그런데도 자전거 주인은 A씨에게 수리비로 10만원을 요구했다. "당신이 찬 축구공이 자전거를 가격하는 것을 봤다"면서 "공 때문에 자전거가 망가졌으니 수리비를 책임지라"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억울하다. 당시 축구장엔 수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 정말 A씨가 찬 공 때문에 망가진 건지도 잘 모르겠다. 또한,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 공원 안내판에도 "자전거를 탈 수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책임을 모두 자기가 져야 하는 건지 변호사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수리비 물어내야 할 책임 없을 듯" 변호사들의 예상, 왜?

변호사들은 "A씨가 자전거에 대한 수리비 책임인정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설사 물어내야 한다고 하더라도, 자전거 주인의 과실 또한 상당히 크다"고 분석했다. 상대방 요구대로 수리비 전액을 물어내야 할 가능성은 작다는 취지였다.


A씨의 손해배상책임(민법 제750조)이 인정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①A씨의 고의 또는 과실, ②위법성, ③손해의 발생과 그 액수, ④인과관계 등이 모두 입증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입증책임은 "손해를 배상해달라"고 하는 자전거 주인 측에 있다.


법무법인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는 "종합했을 때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자전거 주인의 주장만으로는 ④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A씨가 찬 축구공 때문에 자전거가 부서진 점이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였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A씨가 수리비를 물어줄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당시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면 (A씨 일행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파손되었을 수도 있고, 또는 (축구공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파손되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변호사들은 "설사 이러한 입증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자전거 주인의 과실 또한 커 보인다"며 "손해액 전부를 물어줄 필요도 없다"고 했다. 자전거를 타면 안 되는 구역에 자전거를 몰고 온 주인의 과실이 상당히 커 보이므로 A씨 책임은 상당히 깎일 것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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