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178차례 몰래 찍은 고교생들, '소년범' 방패 뚫린 결정적 이유
여교사 178차례 몰래 찍은 고교생들, '소년범' 방패 뚫린 결정적 이유
범행 땐 미성년자였어도 선고일 기준 성년이면 감경 불가
피해자 엄벌 탄원 110건 속 실형 무게 쏠려

여교사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불법 촬영과 유포를 저지른 학생들이 재판 과정에서 성년이 됨에 따라 소년법 혜택 없이 엄중한 실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셔터스톡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교사들을 상대로 178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을 저지르고 이를 유포한 고교생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주동자인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교내에서 여교사 8명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뒤 친구들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6명 역시 함께 모여서 불법 촬영물을 확인하거나 메신저 앱으로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되었다.
현재 A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나, 일부 피고인은 혐의를 부인하며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사건 초기 피고인 측은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다는 점을 내세워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는 소년부 송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연령과 범행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건을 소년부로 보내지 않고 일반 형사 재판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피해를 입은 교사 측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현재까지 110건의 엄벌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으며, 다음 공판은 4월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소년부 송치' 노렸지만 무산된 이유… 기준은 범행일 아닌 선고일
이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법적 쟁점은 범행 당시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피고인들이 소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소년법 제60조에 따르면 소년범에게는 장기와 단기를 정하는 부정기형을 선고하거나 형을 대폭 감경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피고인들은 이를 노리고 소년부 송치를 강하게 희망했으나 재판부의 단호한 결정으로 무산되었다.
대법원 2009도2682 판결에 따르면 소년법상 감경 여부나 부정기형 적용을 결정하는 기준 시점은 범행 당시가 아닌 사실심 판결 선고 시점이다.
즉, 범행을 저지를 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다 하더라도, 재판이 진행되어 판결이 선고되는 시점에 이미 성년이 되었다면 소년법상 감경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재판 중 성년의 문턱을 넘긴 피고인들은 소년범의 특혜를 벗고 일반 성인 범죄자와 동일하게 엄격한 정기형을 선고받게 된다.
178회 반복된 불법 촬영과 유포, 상습성 인정되면 형량 대폭 상승
소년법의 방패가 사라진 피고인들이 직면한 법정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이를 전송 및 제공한 행위는 각각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단순히 촬영물을 시청하거나 소지한 나머지 6명의 피고인들에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특히 주동자 A씨의 경우 반년이라는 기간 동안 178차례나 범행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상습범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습성이 인정될 경우 각 죄에 정해진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어 최대 10년 6개월의 징역형까지 처단형이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불법 촬영 행위와 전송 행위가 별개의 범죄로 취급되어 경합범 가중까지 이루어진다면, 이론상 최대 15년 9개월이라는 중형의 범위 내에서 선고가 가능해진다.
110건의 엄벌 탄원과 피해 미회복… 실형 선고 가능성 고조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형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피해자의 피해 회복 여부와 처벌 의사다.
피해 교사들이 110건에 달하는 엄벌 탄원서를 쏟아냈다는 것은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해 있음을 방증한다.
인천지방법원 2022고단9063 판결에 따르면 교내에서 교사를 상대로 불법 촬영을 저지른 사건에서 피해자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은 피고인에게 매우 불리한 양형 사유로 작용하며, 가해자가 공탁금을 내더라도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하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지 않는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촬영물이 메신저 등을 통해 타인에게 전송된 이상 피해의 완전한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고등법원 2023노1844 판결에 따르면 불법 영상물이 유포되어 지속적으로 복제 및 유통될 위험이 있는 경우 이는 피고인에게 치명적인 불리한 정상으로 간주된다.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피고인들이 갓 성년이 된 초범이라는 유리한 사정이 존재하지만, 다수 피해자의 극심한 고통과 강력한 처벌 의사가 이를 압도하고 있다.
결국 미성년자라는 신분 뒤에 숨어 법망을 피하려 했던 이들의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으며, 상습적인 불법 촬영과 유포라는 무거운 죗값을 실형으로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농후해지며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이 확실하게 정리되었다.
